[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지난해 말 이후 코스피는 국내외 탄핵 이슈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대선을 거치며 안정화됐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불거졌다.


파죽지세로 치솟던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으나 조금만 길게 보면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19일 미국 다우지수는 1주일 전에 비해 0.4% 하락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스톡스600(Stoxx 600)은 1.0% 하락했다. 22일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증시는 백악관의 러시아 관련 수사 문제 등이 하락세에 영향을 줬고, 유럽 증시는 미국의 정치적 우려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주간 단위로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지난 8일 2.3% 급등하면서 2290대에 올라선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2300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서 3000까지 전망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으나 이 역시 미국의 정치 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높지 않고 논의가 진척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국내 증권가의 일반된 분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이후 하야까지 2년이 걸렸고, 클린턴 대통령은 성추행 고소부터 상원에서의 부결까지 4년이 걸렸다”면서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절차를 거쳐 실제로 추진된다고 해도 공화당이 미국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외신들은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지지율 급락을 야기할 추가적인 심각한 과오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상원 3분의2 찬성 요구 조건의 탄핵심판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진단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현실화 가능성이 아직 높지 않고 글로벌 경제 회복, 기업 실적 개선 등 펀더멘탈이 양호하다”면서 “한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경제적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정책 기대도 유효하다. 특히 실적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IT는 이번 이슈와 영향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악재에서 벗어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극우주의 성향의 보호무역을 주장한 후보들이 당선되지 못했고, 환율조작국 지정과 국경세 도입을 추진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무역 제재 정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될 무역 정책을 새로 내놓기 보다는 당장 시급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과 조세개혁안의 처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금융시장이 신흥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걱정, 즉 선진국의 자국우선주의로 글로벌 무역이 줄어들면 경기모멘텀에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행정명령과 대통령 각서 등으로 과감한 정책 실행력을 보였으나 의회와 협의가 필요한 오바마 케어 철회,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 등은 진척이 느린 상황”이라며 “세금 개혁은 초기 협상 과정인데, 이런 상황에서 탄핵안 부상은 향후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현실적이고 합리적 우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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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는 미국보다 유럽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미국 성장률은 급락, 유로존 성장률은 양호하다”면서 “향후 경기를 가늠하게 하는 주요 선행지표들도 미국은 하락, 유로존은 상승하며 차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기는 원래 좋았고 유럽은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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