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주고객층 편입해 성장 기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최근 수년간 성장둔화를 겪었던 홈쇼핑 업계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홈쇼핑 채널수 증가와 양방향 데이터방송인 T커머스의 등장으로 인한 과다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양적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7개 홈쇼핑 업체 전체 매출은 5조4789억원으로 전년대비 18.5% 뛰었다. 롯데쇼핑에 포함된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6개사의 영업이익은 5293억원으로, 1년전 4510억원에서 14.8% 증가했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매출이 각각 9613억원, 88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13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3% 증가했다. 후발주인 NS쇼핑(지난해 매출 4396억원)과 홈앤쇼핑(3275억원), 공영홈쇼핑(1171억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2015년 진출한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했고, 영업손실도 199억원에서 지난해 1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성적표도 양호하다. 홈쇼핑 상장사 가운데 실적을 공시한 CJ오쇼핑은 이 기간 매출이 27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고, GS샵은었매출액이 2703억원으로 1년전보다 소폭(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1% 늘어난 44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2년 출생) 은퇴와 맞물려 홈쇼핑 핵심 고객층이 두터워지면서 오히려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TV홈쇼핑 구매고객의 절반이상(51.4%)은 40대 이상 여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주요 고객층은 중년층 이상 고령인구"이라며 "은퇴세대의 경우 집안에서 TV시청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의 차별화된 상품구성(MD) 전략도 성장 반등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 나온다. 지난 1분기 홈쇼핑 업체들의 취급고 성장을 주도한 품목은 렌탈과 여행상품이었다. 모바일 공략을 통해 젊은층 고객을 적극 끌어들인 점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손윤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업계에 전반적으로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실제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채널은 홈쇼핑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홈쇼핑은 구조적으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편의점을 제외하고 1분기 매출이 성장하는 유일한 업태"라고 꼽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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