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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야 팔린다①]'립스틱'vs'베블런'…불황에 나타나는 '이중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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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잘팔린다"…작년 립스틱 효과 재입증
명품갑 에르메스 작년 두자릿수 판매 신장률
가격이 올라야 더 잘팔리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버킨백(사진:G마켓)

에르메스 버킨백(사진:G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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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9월 출시된 뷰티브랜드 ‘맥’의 립텐시티 상품은 열흘만에 5000개가 완판됐다 ‘절대 컬러, 절대 발색, 절대 밀착, 절대 질감’이라는 콘셉트의 다양한 색상의 이 립스틱은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어 그해 10월 출시된 ‘나스’의 립글라이드 상품도 일주일새 1만개 모두 팔려나갔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입생로랑’의 홀리데이 시리즈 상품은 하루만에 2000개가 다 판매되기도 했다.

1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색조화장품 상품군의 매출은 2014년 3.2%, 2015년 5.9% 신장한데 이어 지난해 17.8%를 기록했다. 경제불황에서 적은 돈으로 화려한 효과를 줄 있는 립스틱 제품이 잘 팔린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은 2014년 3.3%에서 2015년 2.6%, 2016년 2.6%로 둔화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소비심리가 급락하며 유통업계 매출이 역성장하는 '소비절벽'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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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경기불황의 무풍지대는 있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판매가 증가한 상품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세'다. 이 브랜드는 프랑스의 여배우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서 만든 '버킨백'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명품이다. 버킨맥의 경우 최저가격이 1000만원부터 시작해 일부 제품은 20억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가격에도 고가의 제품일수록 구입을 더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줄지않고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전형적인 '베블런 효과'다.

미국의 사회학자 배블런이 1899년 출간한 '유한계급론'에서 처음 등장한 이 이론은상류층 소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소비 행태로,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의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등은 경제상황이 악화돼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을 설명한다. 과시욕이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하 A 백화점에서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5%나 급증하며 샤넬( 9.8%)과 루이뷔통(3.2%)의 매출신장율을 훨씬 웃돌았다. 주요 인기 제품의 경우 에르메스가 1400만~7000만원으로, 400만~1000만원대인 샤넬이나 100만~500만원대인 루이뷔통보다 훨씬 비싸다. B백화점에서도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에르메스가 17%로 가장 높았으며, 샤넬은 14%, 루이뷔통은 -2%로 차이를 보였다.
명품시계 역시 최근 배블런 효과를 잘 보였준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14년 16.3%였던 명품시계 신장률은 2015년 30.1%, 2016년에는 34.1%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급은 제자리인데 대출금리와 물가는 오르면서 소비여력이 크게 줄었다"면서 "서민들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좋은 상품에 몰리지만 (돈)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강남 아파트 한채 가격을 호가하는 핸드백을 고민없이 구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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