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나쁜사람' 노태강 "좌천은 '정유라 보고서' 때문"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뒤 좌천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자신에 대한 인사조치는 최순실씨의 딸에 대한 불리한 보고서 때문이라는 입장을 법정에서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최씨 뇌물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 전 국장은 좌천된 이유를 묻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당시로서는 보고서 밖에 (다른 이유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검의 수사와 노 전 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2013년 4월경 상주에서 열린 전국 승마대회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준우승을 한 후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노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원오라는 사람을 만나 승마협회의 문제점에 대해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노 전 국장이 진재수 전 문체부 체육과장을 통해 박씨를 만났지만, 박씨가 대한승마협회 산하 시도 승마협회 임원 7명을 문책하라는 등의 편파적 발언을 하자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결과로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올렸다가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
노 전 국장은 "당시에는 이 보고서가 원하는 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들었다"며 "(청와대가 원했던 것은) 박씨가 원하는 7명의 임원에 대한 문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재직 중 대통령이 직접 부처 공무원 특정해서 장관에게 인사조치 하라고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공무원 생활 중에 본 적 없다"고 말했다.
박씨에 대해선 "승마계 인사를 만났을 때 일괄적으로 박씨가 (최씨 밑에서 일하며) 정씨 뒤를 봐주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들었다"며 "훈련을 지원해주거나 재정적 지원, 행정적 일을 처리해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노 전 국장은 박씨가 승마계 임원 7명을 제거하라고 주장한 이유는 최씨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파벌싸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와서 보면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 장래에 관한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이 보고서를 작성해 모 전 수석에게 올린 다음날 박씨로부터 항의성 전화가 온 것에 대해서는 보고서 내용이 청와대에서 유출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박씨에게서 '보고서를 그렇게 작성해 섭섭하다'는 전화가 온 것은 첫 번째 보고서를 제출한 다음날쯤이다"며 "통상 부처에서 해당 수석실에 보고서를 보내면 이를 초안으로 양식을 바꾸는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사이에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은 모 전 수석이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중 한 명이 그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이 같은 논란 속에 2013년 9월 한달간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가 같은달 10월 문체부 산하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된 후 정년 퇴임을 4년 앞둔 지난해 5월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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