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과천 고분양가 관리대상 별도 지정
-분양보증 거절땐 분양 못해 '울며 겨자먹기' 인하
-업계 "분양가 상한제 부활" 비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아파트 분양을 위한 필수 관문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사실상 정부의 분양가 통제 수단으로 변형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논란 지역을 관리 대상으로 별도 지정하며 가격 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HUG는 3일부터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도 과천 지역 내 고분양가 사업장의 보증을 거절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시행에 들어간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에 따른 조치다.


고분양가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인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격보다 10% 높을 경우다. 지역 기준으로는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나 최고 분양가를 넘어서면 안 된다.

문제는 HUG가 분양보증이란 권한을 손에 쥐고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에서는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유일한 분양보증 기관인 HUG의 보증이 필수다. 이에 일반분양을 해야 하는 재건축 조합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은 3.3㎡당 평균 4310만원이라는 분양가를 매겼다가 퇴짜를 맞은 후 재차 분양가를 낮춰 보증을 받았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과천주공1단지 역시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3㎡당 평균 분양가 3313만원을 제시하며 과천주공1단지의 시공권을 따냈다. 이 분양가는 지난해 5월 분양한 주공 7-2단지의 평균 분양가(2678만원)에 비해 20% 이상 높다.


박정오 HUG 도시정비심사팀장은 "만약 1년 이내 분양 아파트가 없을 경우 분양 진행 중인 아파트, 준공 아파트 순서대로 분양가를 따져본다"면서 "분양 일정을 봤을 때 주공 7-2단지 이후 1단지라 현재 알려진 분양가라면 보증을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공1단지 조합의 선택권도 분양가 인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애초 계획한 분양가를 놓고 HUG와 협상의 과정을 거쳤지만 과천주공1단지는 지금 계획된 분양가로는 보증심사 자체를 받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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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HUG의 분양보증이 분양가 상한제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간택지에서의 상한제는 2015년 원칙적으로 폐지된 상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정부가 법 개정보다 편한 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가격과 시기 등 분양시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민간시장에서의 자본 이득은 양도세로 거둬들이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HUG의 이번 조치로 분양받은 사람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HUG 의도대로 분양가를 낮춰봤자 결국 시장 가격만큼 뛰게 돼 있다는 것이다.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분양권에 1억5000만원에서 최고 3억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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