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협회 3곳…山으로 가는 바이오산업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근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을 바꾸면서 '바이오'란 명칭을 내세운 협회가 3곳으로 늘었다. 그동안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2곳이 존재하고 있었다. 협회가 늘어난 만큼 차세대 산업으로 평가받는 바이오업계의 발전이 앞당겨질까, 아니면 혼선만 빚는 결과가 될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15일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얻어 협회 공식명칭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바꿨다. 1988년부터 30년 가까이 사용한 명칭에 '바이오'를 추가한 것이다. 시대적 변화상을 반영해 바이오기업을 회원사로 아우르기 위한 목적이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자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기존 단체들은 바이오산업의 구심점이 흐트러질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의 한국바이오협회(회장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만 해도 2008년 11월 한국바이오산업협회,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한국생명공학연구조합 등 3개 단체를 통합시켜 출범한 때문이다. 협회가 소규모로 분산돼 바이오산업 육성과 지원을 주도할 수 있는 구심점이 미약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통합 출범 이후 바이오산업 대표단체로서 민간투자 활성화와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 대정부 창구 등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협회가 바이오라는 단어를 추가하면서 바이오기업을 회원사로 아우르겠다고 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오협회보다 늦은 20011년 5월 설립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역시 마찬가지 반응이다.
3곳의 회원사 수는 한국바이오협회 230여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190여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120여개 등이다. 주요 제약사나 바이오의약품 업체 대부분 2곳 이상의 협회에 중복 가입해 있다. 3곳에 모두 가입돼 있는 업체도 적지 않다. 업체들은 협회 가입 시 수백만 원의 입회비를 내야 하고 회사 규모에 따라 매년 수백~수천만 원의 회비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업체마다 매년 2~3곳의 협회에 지출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별로 지원하는 사업이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판단해 거금의 회비를 들여 3곳에 모두 가입해 있지만 실질적으로 얻는 것은 거의 없다"며 "그렇다고 다시 빠져나오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협회의 설립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협회마다 내세우는 주요사업은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정부 정책수립 지원, 회원사 기술과 경영 향상을 위한 지원 등으로 비슷하다. 심지어 퇴직 공무원 일자리 보존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의 경우 1대 회장에 식약청장을 지낸 김명현씨가, 그 뒤를 이어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을 지낸 주광수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협회의 관할 부처도 모두 달라 의견 통합이 쉽지 않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보건복지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할이다. 혼선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구조다. 정부 부처 간 바이오산업을 확보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미래동력으로 바이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 바이오산업의 효과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라며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전문 단체는 물론 관련 정부 부처가 일원화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혼선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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