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자산 33조달러 유로존 추월…"폭발적 대출 탓"
중국 정부의 통화완화 및 재정확대 정책 영향…신용위험·은행 대출에 지나친 의존 등 부작용 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중국 은행들의 보유 자산이 유로존을 앞질러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뜻이지만 한편에선 지나친 은행 의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은행이 보유한 자산은 2016년 말 기준 33조달러 규모로 유로존(31조달러)을 제쳤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16조달러)과 일본(7조)의 은행자산 규모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중국 은행의 자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1배 수준이다. 중국은 2011년에 이미 유로존 GDP를 추월했고, 유로존 은행은 GDP대비 2.8배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FT는 중국 은행의 규모가 유로존을 넘어설만큼 커진 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세계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완화 및 재정확대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은행권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제가 막대한 신용위험과 은행 대출에 대한 지나친 의존, 비효율적인 자원배분 등을 안고 있다는 뜻"이라며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금융정책은 글로벌 위기 당시엔 세계 경제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엔 과도한 낭비성 투자와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기업 부채를 큰 폭으로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높은 은행 의존도 역시 문제다. 웨이허우 샌포드C 번스타인의 중국 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기업 대출 속에 정부의 부채가 숨어있다"며 "다른 국가는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하지만 중국은 특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영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의 자산은 2조달러가 넘는다.
또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201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 은행의 보유자산이 실제보다 적게 반영됐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과 그림자 금융 대출을 모두 반영한 지표인 사회총융자는 올해 1월 545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좀비기업을 청산하고 법인 대출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전달보다 2배가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은행 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을 벗어나려면 주식과 채권 등의 발행을 활성화 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라사드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금융 시스템이 다각화되면 자금 흐름에 대한 통제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금융시장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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