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합의금' 3월부터 보험사가 先지급한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김금융씨는 설연휴 귀성길에 대형 추돌사고를 냈다. 사고 피해자는 숨졌고 김씨는 갑작스럽게 형사처벌 대상인 가해자가 됐다. 김씨는 미리 가입해뒀던 형사합의금 특약이 생각났다. 보험사에 전화해 특약 보험금을 미리 내달라고 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가해자가 합의금을 낸 후 합의서도 함께 돈을 청구하는 후불제 계약"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김씨는 보험 특약에 가입하고도 형사합의금을 구하기 위해 고리의 대출을 받아야했고 금감원 콜센터에 전화해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씨처럼 사고를 낸 피보험자가 자기 돈으로 합의금을 낸 후 보험사에 후불제 방식으로 형사합의금을 돌려받았던 관행이 사라진다. 오는 3월 신규 판매하는 계약부터 형사보험금이 '선불제'로 바뀐다.
5일 금감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애로 상담, 제도개선 사례'를 발표했다. 현재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한 교통사고 형사합의금을 보상하는 특약을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에서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법률비용지원금, 형사합의지원금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상한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특약에 가입하고도 보험금 지급 청구가 맨 마지막에 이뤄졌다. 가해자나 피해자가 합의금을 약정하고 피보험자는 자비로 마련한 돈으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준 뒤에서야 보험사에 합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곧바로 합의금을 지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 청구를 나중에 할 수 있게 되다보니 피보험자가 특약에 가입하고도 고금리 대출을 받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발했다"면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보험사고 보험금을 피해자에게 직접 준다해도 형사합의는 피보험자와 피해자가 스스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변호사법에 의거 형사합의 과정에 개입할 수 없어서다. 피보험자는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가해자와 함께 동의한 확인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국민들이 금융거래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상담하는 콜센터를 운영한다.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32만 누르면 이용가능하다. 콜센터 1332는 지난해 중 총 49만6895건(일평균 2004건)의 금융애로를 상담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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