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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大亂의 두 얼굴…가계는 비싸서 안사고, 기업은 없어서 못사고

최종수정 2016.12.30 07:01 기사입력 2016.12.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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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가격 급등에 일반소비도 줄어, 마트서 팔리지 않은 계란 수북
이마트, 11·12월 계란 판매 소폭 감소…롯데마트도 AI사태 이후 -2%대 역신장
기업들은 없어서 못사…계란 부족에 제품 생산 중단, 가격인상 고려까지


29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란판매 코너에는 팔리지 않은 계란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29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란판매 코너에는 팔리지 않은 계란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주현 기자, 조호윤 기자]"세상에, 너무 많이 올랐네." 29일 저녁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란판매 코너 앞에 선 50대 한 주부는 계란 가격을 확인하자마자 기함을 했다. 계란 한 판에 82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를 보고 그는 "비싸서 못 먹겠다"고 투덜대며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PB) 초이스엘 친환경 계란 한판(특란ㆍ30입)을 집어들었다가 이내 내려놨다.

이날 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계란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초이스엘 뿐만 아니라 풀무원 1등급 목초란(대란ㆍ15입), 웰팜 감동가득 흰달걀(식용란ㆍ10입) 등도 빼곡하게 차있었다.

계란이 '고기보다 비싸다'고 할 정도로 오르자, 가계에서 아예 계란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규모로 계란을 사야되는 기업들은 없어서 못사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이마트의 12월 계란 매출은 지난 10월 대비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을 1로 봤을 때 11월은 0.84, 12월은 0.93을 기록했다. 가격이 10% 가량 오른 메추리알도 덩달아 수요가 줄었다. 이마트에서 이달 메추리알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4.2% 감소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사진=아시아경제 DB]

롯데마트에서도 계란 매출은 확연히 감소했다. AI가 터지기 직전인 10월까지는 계란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2.1% 증가했지만 이후인 11월에는 2.0% 줄었으며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는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량이 부족해 매장에 구비된 물량 자체가 적어 매출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고객들이 높아진 가격 탓에 판매가 다소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한모씨는 "계란 반찬이 만들기도 쉬워 집에서 자주 해먹었지만, 한 판에 1만원 가까이 오른 마당에 굳이 계란을 사먹을 이유는 없다"며 "차라리 다른 반찬을 사먹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가계에서는 계란값이 비싸서 사먹지 않고 있다면, 기업들은 없어서 못사고 있다. 대형 식품기업들은 농가와 연간계약을 맺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계란공급을 받아왔었지만, 계약 농가들의 피해가 이어지면서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제품 생산 중단, 가격인상 등을 고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주요 대형마트 등에서 '프레시안 로하스 새벽란', '알짜란' 등을 판매해왔으나 현재 계란 수급이 평소의 약 5분의1 수준으로 줄어 든 상황이다. 특정 농장과 직거래로 운영해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맞춰왔지만 AI 사태가 장기화 되자 계란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계란을 유통ㆍ판매하는 풀무원 역시 평소보다 약 10% 공급이 줄어들었다. 일반 계란과 달리 그나마 피해가 덜한 편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며 공급부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량이 줄어들자 계란 가격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현재 당장의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프리미엄 계란 제품은 그나마 피해가 덜한 편이지만 AI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해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빵ㆍ제과업체들도 긴장 속에 계란 부족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최근 카스텔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계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중단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아직까지 생산중단 조치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당장 생산중단을 결정할 정도로 결품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계란수급이 지금처럼 계속 어려우면 내년 초부터는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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