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 전 美신문게재 명성황후 삽화 공개...진위는 몰라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일본 낭인들에 시해당한 명성황후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삽화가 공개됐다. 명성황후는 조선의 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초대 황제인 고종의 정비로 추존 황후다.
김동진 할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은 19일 종로구 서울YMCA 대강당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헐버트 박사 내한 1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헐버트의 활약'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명성황후의 삽화가 실린 1898년 1월9일 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 기사를 공개했다.
이 기사는 우리나라 최초 관립학교인 육영공원의 외국어 교사인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 1863∼1949) 박사가 명성황후의 장례식을 참관한 뒤 그 감상을 적은 '명성황후의 장례'라는 제목의 기고문이다.
이 기고문에 게재된 삽화에는 한 동양 여인의 모습이 담겨있으며, 그 아래에는 '시해된 한국의 황후’(The Corean Empress Who Was Murdered)'라고 적혀있다. 삽화 밑에는 해당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추정되는 글자(JA-lahill?)가 쓰여 있으나 그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고 김 회장은 밝혔다.
이번 기고문은 김 회장이 헐버트 박사 관련 자료를 수집하던 중 호프 메이 센트럴 미시건대 교수 한테서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삽화가 명성황후의 실물을 보고 그린 그림인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다.김 회장은 발표문에서 "삽화에 ‘한국 황후’라고 쓰인 것은 사실이지만 삽화를 그린 사람이 명성황후를 봤다고 할 근거가 없고, 삽화를 그린 사람이 명성황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헐버트가 삽화를 직접 그리거나 명성황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면서 "그렇다고 미국의 유력 신문이 아무 근거 없이 명성황후 얼굴 삽화를 제시했다고 단정 짓는 것도 무리"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헐버트가 정보를 제공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다"면서 "저는 일단 이 삽화의 공개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이 삽화 주인공이 명성화인지 진위여부는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성황후의 사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정설이라면서 따라서 이 삽화가 명성황후의 초상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명성황후의 진짜 모습을 담은 사진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로 추정되는 사진은 서너 점 발견됐지만, 실제 모습으로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다.
한편, 명성황후가 1895년 10월8일 시해되자 헐버트와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 조지 존스 등이 공동운영하던 조선 유일의 영문 월간지 한국소식(The Korean Repository)은 10월호 '왕비의 시해', 11월 '왕비의 운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룬 것을 비롯, 12월호와 이듬해 3월호 등 네 번 왕비 시해 사건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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