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서 양측 조건 차 확인
협상 더뎌 타 구단 접촉 가능성도 제기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양현종(28)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이 분수령을 맞는다.
오현표 KIA 타이거즈 운영실장(50)은 19일 "이번 주 안으로는 면담 일정을 잡고 양현종과 계약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단과 선수 측은 지난 12일 한 차례 만나 서로 희망하는 조건을 전달했다. 오 실장은 "기본적으로 양측이 생각하는 조건에 대해 확인을 하는 자리였다"고만 했다. 이후로 얼굴을 마주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올해 FA로 풀린 선발 투수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형 스타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진출을 타진하다가 국내에 남기로 하면서 계약 조건에 대한 관심이 크다. LG 트윈스와 지난 15일 역대 FA 투수 최고액(4년 95억 원)에 계약한 차우찬(29)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지난 10일 일본 진출을 포기하면서 "KIA에 남아 팀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구단과의 협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러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2년 6억 엔(약 60억 원)을 거절하면서 몸값과 그에 걸맞은 대우로 양현종의 자존심을 살려야 하는 KIA의 부담이 커졌다.
KIA는 이미 왼손 거포 최형우(33)를 역대 FA 최고액인 4년 100억 원(발표액 기준)에 영입했다. 내부 FA였던 중심 타자 나지완(31)도 4년 40억 원에 붙잡았다. 오른손 투수 헥터 노에시(29),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32), 왼손 투수 팻 딘(27) 등 외국인 선수 세 명과 계약하는데도 345만 달러(약 40억 원)를 썼다. 다음 시즌 최형우와 나지완에게 지급할 연봉만 16억 원으로 올해 개막전 1군 선수 연봉 총액(53억7600만원)의 30%에 달한다.
KIA는 양현종의 고향 팀이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해 열 시즌을 뛰었다. 통산 305경기에 나가 87승 60패 9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남겼다. 2014년부터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고, 올해는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0이닝(200.1이닝)을 넘게 던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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