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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후진적 노사관계, 파업 양태부터 바뀌어야

최종수정 2016.12.06 10:41 기사입력 2016.12.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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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2016년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59위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노사 간 협력 순위를 138개국 중 135위로 보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0주년을 맞았지만 노사관계 지표는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최근 산업현장은 노동계의 잇따른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부정책 반대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11월1일 기준 노사분규건수와 근로손실일수는 각각 102건과 155만일로 전년 동기 대비 6.3%와 364%가 상승했다.

노동계의 불법파업이나 불법행위도 빈번하다. 파업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목적이 정당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사법심사의 대상인 사항을 목적으로 할 경우 정당성이 부정된다. 최근 진행된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파업과 정권퇴진 파업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 수단의 정당성도 갖춰야 한다. 파업의 목적이 정당할지라도 불법행위가 수반되면 불법파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불법파업과 불법행위가 빈번하다. 특히 제조업체에서 생산시설을 점거하거나, 병원에서 로비를 점거하는 등의 양태가 다반사다.
선진국에서 파업은 사용자에 대해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고 사업장 밖으로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파업을 '워크아웃(walk out)'이라고 부른다. 근로자들은 파업 시 당연히 사업장 밖으로 나가고 종종 피켓 시위를 할 뿐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파업권은 노무를 제공하지 않을 권리만 주어지고 회사재산을 점유 탈취하는 건물 점유 파업은 파업권의 보호 범위 외에 있다'는 입장이다. 연방대법원은 노조가 사업장 점거파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파업 금지명령을 내리고 집행관이 집행을 하며, 이를 저지할 경우에는 구인장 발부 및 체포 등 일련의 강제절차를 진행한다.

독일에서도 사업장 점거 파업은 사용자의 재산권과 주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다. 사업장 점거 행위가 근로의사가 있는 근로자의 근무활동을 저지한다면 이는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아니할 제3자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사업장이나 생산시설을 점거하는 경우를 찾기 어렵다.

반면 우리는 불법행위가 예삿일로 여겨지고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노조는 병원 로비에서 집회를 계획했다. 당초 병원은 같은 시각에 로비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주관하는 음악회를 예정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병원은 별도 장소를 마련해 노조에 양해를 구하고 다른 곳에서 집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병원의 요청을 거부한 채 당초 계획대로 집회를 강행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본래 병원 로비는 환자들의 입퇴원 절차나 대기가 계속되어 평온이 요구되는 장소다. 법원도 같은 취지로'노조법 제42조 상의 쟁의행위 시 점거가 금지되는 주요시설에 병원 로비도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갑을오토텍은 충남 아산시에 있는 자동차부품 회사이다. 현재 생산이 전면 중단된 지 150일이 넘어 피해 규모는 900억원에 이른다. 노조의 파업 이후 회사가 직장폐쇄를 실시하고 퇴거를 요청했는데도 노조는 여전히 생산시설을 전면적·배타적으로 점거 중이다. 심지어 노조가 정문을 봉쇄해 생산은커녕 관리직들의 출근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파업 방식이나 양태가 변하지 않고서는 선진 노사관계는 요원하다.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무제한 용인되는 것이 아니다. 경영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정당한 방식으로 행사될 때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산업현장에서 불법행위가 계속되는 데는 불법을 방치 내지 묵인해 온 공권력의 책임도 크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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