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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내집마련? 12년 티끌 모아도 '집걱정'만 태산

최종수정 2016.12.21 14:17 기사입력 2016.12.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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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오성수

그림=오성수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2030 청년층이라면 다 갖고 있는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그냥 꿈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1만원이었습니다. 반면 한국감정원이 파악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9월 기준)은 5억 5480만원. 2~30대 가구주는 12년 6개월을 모아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마련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7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및 지역사회 관심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한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으로 높은 집 값을 꼽았다. 특히 결혼준비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세대가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감(20대 94.4%, 30대 96.4%)을 보다 크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청년 내집마련? 12년 티끌 모아도 '집걱정'만 태산

◆"오르는 건 집값 뿐"=지난해에 비해 경제적 문제로 인해 집값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며, 젊은 층일수록 집값이 더욱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강했다.

이런 바람과 달리 집값은 계속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480만원으로 3년 전 같은 달 4억9000만원에 비해 7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다. 통계청 연령별 가구당 월평균 가구수치에 따르면 29세 이하 가구의 경우 2013년 1분기 314만원에서 같은 기간 동안 0.5% 느는 데 그쳤다. 한 달에 1만4000천원을 더 벌었다.
직장 7년차 박혜림(34)씨는 올해 우여곡절 끝에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집을 얻었다. 박씨는 "지금 받는 연봉으로는 정말 아끼고 아껴서 10년 모으면 15평짜리 서울 변두리 전세 정도 살 수 있을까 싶다"라며 "10년이라고 해봤자 연봉은 1000만원 오를까 말까인데 집값은 한달에 1000만원도 뛴다. 어떻게 내 집마련이 가능하겠는가. 전세를 구할 보증금이 있는것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0대 86%, 30대 77.6%가 집값이 더욱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1인가구(86.6%)와 세입자들(자가 60.7%, 전세 88.1%, 월세 91.7%, 보증부 월세 85.2%)이 향후 집값이 낮아져야 한다는 데 보다 크게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현재 집값보다 20% 정도 또는 30% 이상은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고 봤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원룸촌 풍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원룸촌 풍경.


◆"내 집 마련은 무슨, 집 마련도 어렵다"=모든 연령대가 높은 부동산 가격을 문제점이라고 보는 시각(20대 73.2%, 30대 73.2%, 40 대 69%, 50대 71.8%)은 비슷했지만, 전월세 가격에 대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게서 높은(20대 74.2%, 30대 69%)특징을 보였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마음에 맞는 전월세 주택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전세금으로 쓸 목돈이 없는 청년세대(19~29세)가 다른 세대에 비해 최고 2.7배 비싼 월세를 부담하고 있는 현실을 담은 통계자료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자치구별 월세 조사 결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월세 가구 중 청년세대의 평균 보증금은 1395만 원으로 비청년층 2778만 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치구별 전·월세 전환율(올해 2분기 기준)을 적용해 순수월세로 환산하면 1㎡당 청년세대는 2만2000원을 부담하고 있는 반면 비청년세대는 1만7000원을 부담하고 있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 김우진(29)씨는 취업과 동시에 독립하려다가 꿈을 접었다. 김씨는 "출퇴근시간이 너무 길어서 방을 얻으려고 했지만, 월세가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 월급에서 월세랑 생활비를 빼고나면 남는 돈이 없을 것 같다"며 "예산에 맞게 크기를 더 줄인다고 해도 좋은 위치에 있는것도 아니고, 또 교통이나 옵션들이 좋으면 그마저도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구하려는 집은 직장에서 점점 멀어졌다. 집을 얻으러 다니다 보니 '내가 이러려고 힘들게 공부했나'라는 생각이 절로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행복주택 가좌지구 전경(제공: 국토교통부)

행복주택 가좌지구 전경(제공: 국토교통부)


◆우주가 안도와준 '청년주거'정책=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은 현실과 동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주택은 임대료가 비싸고, 청년들이 많이 살고 있는 소형주택은 불법건축물, 관리비 문제 등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청년주거 정책은 3년 동안 청년들에게 돈 빌려주는 것 외에 한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공공주택인 행복주택은 공급 속도가 더딘데가 임대료까지 비싸다. 지난 9월 공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달팽이유니온에 맡긴 ‘박근혜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 현황과 한계’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청년 주거 정책인 행복주택은 내년까지 15만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제 입주자 모집을 끝내 공급이 확정된 주택은 3662호(2.44%)에 그친다.

또 행복주택은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사회 초년생·신혼부부 등이 대상인데,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나 예술·정보통신 분야의 프리랜서는 빠진다.

금융 지원은 LH 대학생 전세임대 1만4000호, 청년전세임대 5000호, 월세 대출이 277건 이뤄졌다. 전체 공급에서 81%가 전세임대정책이다. 전세임대는 저소득층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대상인데, 청년들이 직접 전세를 구해오면 LH가 부채비율 등을 살핀 뒤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준다. 청년들은 전세금에 대한 이자를 LH에 납부해야 한다.

민달팽이 유니온 정남진 사무처장은 "정부가 공급하는 행복주택은 대부분 소형이지만 면적당 임대료를 따져보았을 때는 중대형 아파트보다 비싸다"며 "정부는 청년들이 필요한 것을 캐치하지 못하고,사실상 보증금 대출만 해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사무처장은 "청년들이 12년 동안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야 하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달 통과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 규칙을 잘 제정하고, 청년들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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