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부회장 승진…"정지선 회장 경영철학 가장 잘 이해" 평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28일 대기업 가운데 정기인사 스타트를 끊은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문경영인 중 부회장에 이름을 올린 것은 경청호 전 부회장 이후 두번째다. 현대백화점은 오너 2세인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총괄 부회장을 지낸 경 전 부회장이 퇴임한 이후 이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었다.
조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84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입사해 기획과 재무 관련 업무를 줄곧 맡아왔다. 그는 '선(先)안정 후(後)성장'과 조직문화 혁신 등 정 회장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2012년부터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그룹 기획조정본부를 이끌었고, 지난해 서울시내 신면세점 특허심사에 고배를 마신 이후 절치부심 끝에 올해 3차 신규면세점에 재도전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내년 현대백화점그룹이 외형확장과 신규 사업 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흐름도 이번 승진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매출은 1조34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가량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323억원에서 2621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6.7%로, 롯데백화점(4.7%)이나 신세계백화점(3.7%) 대비 양호하다.
이 부회장은 면세점 시장 진출 이외에도 지속적인 외형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내년 도심형 아울렛 가든파이브점, 2018년 대전프리미엄아울렛, 2019년 동탄도심형아울렛, 남양주 프리미엄아울렛, 2020년 여의도 파크원 등 신규 출점 전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미 패션브랜드 한섬을 운영중인 현대백화점이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자체브랜드와 타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해외 수입브랜드 판권을 가진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인수를 추진하면서 내년 이후 급격히 몸집을 불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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