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죄는 삼성] '사즉생' 인력조정…저성과자 퇴직 권유도
희망퇴직 제도 문제점 인식…저성과자 찍어 내보내기
계열사별 고강도 감사도 병행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계열사별로 임원 15%를 줄이기로 한 것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인력조정을 단행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선 것을 계기로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어 인력조정을 통해 '이재용 삼성'의 진용을 갖춰가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삼성은 2년여 전부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규모로 임직원을 축소하고 있다. 국내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인력조정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재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노트7 문책ㆍ사업조정ㆍ분사 등으로 임원감소 불가피= 올해 삼성 계열사들 중 미소를 지을만한 계열사는 사실상 없다.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20,5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2.43% 거래량 22,161,975 전일가 226,0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2분기 실적발표 앞둔 애플…'팀쿡 후임' 터너스에 쏠린 눈 코스피, 1.38% 내린 6590대 마감…코스닥도 하락 임이자 재경위원장 "삼성전자 파업, 국가 경제에 충격…노사 대화 해결 호소" 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아직까지 제품 결함의 원인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갤노트7 사태에 따른 경질성 인사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지난해 15% 감축에 이어 최대 20%까지 임원이 감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팀 내에 임원 승진 대상자 중 상당수가 승진에서 누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사로 인한 인력 자연 감소도 전체 임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 삼성물산 close 증권정보 028260 KOSPI 현재가 298,500 전일대비 10,000 등락률 -3.24% 거래량 455,000 전일가 308,5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삼성물산 "신반포19·25차 사업비 전액 최저금리 조달…분담금은 입주 때 100% 납부" 삼성물산, 해외 유명 건축·조경가와 압구정4구역 재건축 설계 협업 삼성물산 건설부문, 1분기 영업이익 1110억원…전년 대비 30% 감소 도 감축이 불가피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 리조트, 상사, 패션 등 서로다른 사업들을 한 데 모아 합병했다. 스탭 조직들의 경우 겹치는 인력들이 많은 만큼 조직을 축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 인력도 줄게 됐다. 최치훈 사장도 "불필요한 부서는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close 증권정보 010140 KOSPI 현재가 32,350 전일대비 650 등락률 -1.97% 거래량 4,422,860 전일가 33,0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삼성중공업, 영업이익 2731억…전년대비 122%↑ 최대 4배 주식자금을 연 5%대 금리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데 조선주, 호실적 기대감에 뱃고동 울리나...기회를 더 크게 살리려면 , 삼성E&A 삼성E&A close 증권정보 028050 KOSPI 현재가 53,100 전일대비 1,200 등락률 -2.21% 거래량 1,773,468 전일가 54,3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기회를 살려줄 4배 주식자금? 금리는 합리적인 연 5%대 삼성E&A, 1분기 영업익 1882억…포트폴리오 재편 후 상승세 증명 기회를 충분히 살리려면 넉넉한 투자금이 필수...연 5%대 금리로 4배까지 등 수주사업 계열사들의 수주를 매우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처럼 수주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는 만큼 임원 인력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직원규모도 축소…희망퇴직 대신 콕 찍어 내보내는 형식= 구조조정은 임원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삼성그룹의 전 계열사들은 이미 인원감축이 일상화가 된 지 오래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희망퇴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인트라넷 등을 통해 희망퇴직을 공지하고, 이에 따른 위로금을 지원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저성과자를 걸러내 희망퇴직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오히려 회사에서 잡고 싶은 인재들이 희망퇴직을 통해 위로금을 받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그룹은 개별 면담을 통해 인력조정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사팀에서 면담요청을 거쳐 퇴사하도록 권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개별면담을 통해 지표를 보여주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수긍하고 사표를 쓴다"며 "면담 후에도 버티기를 하는 난감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적 부진한 계열사는 감사ㆍ구조조정 병행= 그동안 삼성그룹의 효자 역할을 하며 구조조정 이슈와는 멀어져 있던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내부 분위기가 무겁다. 그룹 차원의 감사가 진행되자 무선사업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력쇄신을 위한 사전단계'라는 말까지 나왔다.
해외 업체로의 매각을 검토했으나 무산된 제일기획 제일기획 close 증권정보 030000 KOSPI 현재가 20,050 전일대비 250 등락률 +1.26% 거래량 607,183 전일가 19,800 2026.04.30 15:30 기준 관련기사 제일기획, AI 배너 광고 자동화 솔루션 '베리에이드' 도입 [클릭e종목]“제일기획, 주주환원 측면 강한 투자 포인트” [클릭 e종목]"제일기획, AI 인력 투자 지출 커…목표가↓" , 사업부 분할을 준비 중인 삼성SDS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제일기획의 경우 강도 높은 감사를 단행하며 5~6년전 자료까지 증빙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외부와 연계된 행사 영수증까지 요구해 제출하지 못하면 징계를 받게 된다. 삼성SDS의 경우 잡포스팅을 통해 전배를 원하는 인력들을 요청받은 뒤 "협력사로 이직하는 것은 어떠냐"며 권유한 사례도 있다.
직원들은 최순실 사태에 트럼프 당선까지 대내외 상황이 어려워 회사 측의 인력조정에는 어느정도 동감하면서도 사기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저성과자들을 명확한 평가를 통해 내보내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어쨌든 인력을 줄여야 하는 것 자체가 서글픈 일"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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