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여윳돈 토지시장으로 이동
수도권 점포겸용 용지도 수천대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정부가 서울 강남과 주요 택지지구 등 주택 투자 수요가 몰려든 지역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서자 투자자들이 토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여윳돈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익이 확실한 곳의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데다 택지개발이 중단돼 앞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주 파주 운정지구의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5필지 공급에 5096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1019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1259대1까지 치솟았다.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1층은 상가, 2~3층은 주택으로 구성돼 실거주와 임대수익을 한 번에 노릴 수 있어 꾸준히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최근에는 수도권 외곽 택지지구까지 용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달부터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면서 과거 인기가 많지 않았던 택지지구에도 투자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 택지지구의 투자 열기도 뜨겁다. 특히 점포겸용 뿐 아니라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실시된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57필지 분양에는 총 2만7103명이 신청해 평균 475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입찰시 거주지 제한이 없어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고 현지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파트 투자가 힘들어지면 오피스텔이나 토지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대부분 전매 차익을 노리고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등에 투자하는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택지지구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어 입지와 건축비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투자한 후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