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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국민의 命 따르는게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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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발간 30주년 맞아 청소년판 선보인 조정래 소설가...'최순실 사태'에 일침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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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국민은 이미 탄핵을 결정했다. 대통령은 국민의 명을 따르면 된다.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소설가 조정래(73) 씨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조 작가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언급하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했다.
조정래 씨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봉건적 명령과 굴종만 존재하는 정치구조가 70년간 지속된 이 땅의 문제에 대통령의 자질 미달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지금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반드시 이번 기회에 바뀌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검열이나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역사의 퇴보'라고 비판했다. 조씨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30년 전 군부독재를 무너뜨렸는데, 다시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척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태백산맥' 발간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정래 씨의 대표작인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1986년 10월 첫 권이 출간돼 1989년 10월 10권으로 완간됐다. 원고지 1만6500매의 대작으로, 지금까지 850만부 이상 판매됐다. 11월 현재 기준으로는 전 10권이 모두 150쇄 이상 제작되는 등 지난 30년 동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해방 이후부터 분단이 고착화된 1953년 10월까지를 배경으로 하며, '분단 문학의 최대 문제작'으로 평가받았다.
조정래 씨는 "처음에 책이 나왔을 때는 인지에 도장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책이 많이 팔려서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그 때 안사람이 '영원히 팔리는 책이 없다'고 충고를 해줬다. 근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을 만나고 있으니 이런 행운이 없다"고 술회했다. 이어 "지금 다시 쓴다 해도 이보다 더 잘 쓸 것 같지 않다. 전두환 정권 시절, 언제라도 정치적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그 긴장 속에서 썼기 때문에 소설이 더 탄력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태백산맥'은 그동안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됐고, 영화와 만화,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소설의 배경인 전라남도 보성군에서는 2008년 11월 '태백산맥 문학관'이 세워졌다. 조 씨는 "작품을 쓰고 나서 독자들의 독후감을 들으면서 여러 차례 문학하는 보람을 느꼈다. 첫째 소설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 아껴가며 읽었다는 말, 둘째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말, 셋째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가보로 보관하고 있다는 말이 그것이다"라며 "1983년 마흔 되던 나이에 태백산맥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가 일흔 넷이 됐다. 인생이 얼마나 철없는 것인지 느낀다"고 했다.

'태백산맥'은 출간 30주년을 기념해 '태백산맥 청소년판'도 선보인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를 충실히 각색하면서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듬었다.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청소년 소설 작가 조호상(52) 씨가 2년에 걸쳐 개작하고, '동강의 아이들'의 화가 김재홍(58) 씨가 그림을 그렸다. 조호상 씨는 "'태백산맥'은 우리가 어떻게 분단됐는가, 왜 갈라졌는가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또 우리가 어떻게 다시 합쳐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도 던져져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 작품을 통해 여기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으며 한다"고 했다.

조정래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 우리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진단한다면,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등 이후의 작품들은 현실을 소재로 미래를 전망한다"며 "앞으로는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민주주의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배신하는가에 대한 주제를 다뤄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모든 예술은 독자나 애호가, 수용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그 가치가 결정된다. 내 소설을 읽어주는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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