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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휴먼 피치] 클로제의 18년 축구는 정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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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슬라프 클로제 [사진=클로제 트위터]

미로슬라프 클로제 [사진=클로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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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미로슬라프 클로제(38)는 페어플레이의 상징이었다. 그는 한 번도 자신과 축구를 배신해 본 적이 없다.

2012년 9월 27일(한국시간).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라치오 유니폼을 입고 나폴리를 상대로 스타디오 산 파올로에서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나갔다. 전반 4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선제골을 넣었다. 클로제는 주심에게 가서 "손으로 골을 넣었다"고 고백했다. 곧바로 주심은 그의 득점을 취소하고 악수를 청했다.
2005년 4월 30일 베르더 브레멘에서 뛰던 시절 아르메니아 빌레펠트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이것은 오심이다"라며 페널티킥 차기를 거절한 일화도 있다. 클로제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일이었다"고 했다.

클로제는 실력만큼 좋은 인성으로 자국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뛴 이탈리아 라치오 선수들과 팬들은 그를 "슈퍼히어로"라고 불렀다. 요하임 뢰브 독일대표팀 감독(56)은 "클로제는 선수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후대 공격수들이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했다.

클로제는 축구를 좋아했지만 늦게 인정 받았다. 프로 데뷔는 스무살 이던 1998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 리저브팀에 입단, 1년 후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이적한 뒤에 했다. 그는 열아홉 살까지 집에서는 목수 일을 했다. 축구는 취미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두 살 늦었지만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조세프 클로제, 폴란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로 여든두 경기를 뛴 어머니 바르바라 예시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는지 축구 실력은 빨리 늘었다.
루디 푈러 레버쿠젠 단장(56)은 클로제의 실력을 알아본 인물이다. 푈러 단장은 2002~2004년 독일대표팀 감독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5월 31일~6월 30일)을 앞두고 클로제를 발탁했다. 푈러 단장은 "클로제의 움직임은 상대 수비수를 부담스럽게 한다"고 했다. 클로제는 한일월드컵에서 헤딩으로만 다섯 골을 넣었다.

그 후 독일에서 그의 별명은 '고공 폭격기'였다. 클로제는 이후 월드컵에 네 번(2002, 2006, 2010, 201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세 번(2004, 2008, 2012) 참가했다. 월드컵 네 개 대회에서 통산 열여섯 골을 넣어 브라질의 호나우두(40·15골)를 제치고 월드컵 사상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팀에서 총 137경기를 뛰며 일흔한 골을 넣었다. 이는 현재 독일 국가대표팀 최다 득점기록이다.

클로제는 2일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18년에 걸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라치오와 계약이 종료된 뒤 호주, 미국 무대 진출이 유력해보였지만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클로제는 독일대표팀을 도우며 코치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클로제는 "나는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큰 성공을 누렸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면서 "그것이 내가 독일대표팀에서 일하려는 이유다. 과거 몇 달 동안 나는 내 선수생활을 이어갈 지를 고민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했다"고 했다.

또한 "선수를 하면서 경기를 읽는 일, 경기를 공들여서 준비하는 과정, 전략과 전술을 발전시키는 것 등이 흥미로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뢰브 감독 등 대표팀과 함께 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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