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젠 수용체 조절하는 특정 유전자 밝혀내…새로운 치료법 기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유방암을 일으키는 에스트로젠 수용체를 특정 유전자가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결과를 응용하면 유방암 환자에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국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0%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의 수용체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박윤용·강명희 박사(융합의학과)는 유전정보 전달물질(RNA)이 결합된 'MSI2'라는 유전자가 유방암 세포의 생성과 성장을 일으키는 에스트로젠 호르몬 수용체(ER)를 안정화시켜 그 발현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 발병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암세포로 쉽게 변하는 가슴의 유관 상피세포를 증식시키고 유방암 세포를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에스트로젠 수용체가 발현하면 수술과 항암 치료 외에도 호르몬과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항에스트로젠 약물인 타목시펜을 사용할 수 있는데 치료 대상과 결과가 제한적입니다. 또 에스트로젠 수용체의 작용과 관련해 어떤 물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에스트로젠 수용체가 일반적으로 유전정보 전달물질(RNA)에 영향을 받는 사실을 바탕으로 미국의 암 유전체 지도(The Cancer Genome Atlas)에 등록돼 있는 한국, 중국, 미국 등의 유방암 환자 약 1200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분석 결과 에스트로젠 수용체의 발현을 가지고 있는 유방암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MSI2' 유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박윤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A 결합 단백질인 MSI2 유전자가 에스트로젠 수용체를 직접 조절해 유방암 세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에스트로젠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서 MSI2 유전자와 항호르몬 제제에 대한 상관관계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통해 타목시펜 치료의 반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