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당국이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를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하면서 많은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무기 배치에 따른 한미연합훈련 강화는 물론 국방기술 공동개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중기계획에 담긴 신무기개발에 한미가 공동개발로 손을 잡을 수 도 있다. 올해초 국방부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설정한 국방청사진인 '2017~2021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간 우리 군의 군사력 건설 및 운용을 담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방부가 거론한 신무기는 방사포, 자주포 등 북한의 장사정포를 파괴하기 위한 '전술지대지유도무기'로 2018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까지 개발돼 2019년부터 전력화될 이 유도무기는 사거리 120㎞로, 지하 수m까지 관통할 수 있고 엄청난 폭발위력의 탄두를 갖출 계획이다. 이미 몇 차례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미래 전장을 누빌 '전투 로봇' 공동 개발과 인공지능의 자율 기술도 개발 협력하기로 했다. 전투로봇은 이미 국내에서도 개발중인 무기체계다. 대표적인 것이 지뢰밭인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수색차량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1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9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무인수색차량 사업 기본전략' 등을 승인했다. 무인수색차량은 DMZ 수색작전과 같이 위험한 수색ㆍ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차량으로, 장병 생존성과 수색ㆍ정찰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개발된다. 무인수색차량이 전력화되면 지난 8월 발생한 북한군 지뢰도발 사건과 같이 지뢰폭발로 인한 아군 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미 해군의 최첨단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수상전센터(NSWC)'를 방문한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미 해군 수상전센터는 해군 수상전에 쓰이는 함정과 전투체계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업무를 하는 곳으로, 1991년 미 해군 체계사령부 예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이 센터는 버지니아주 등 8개 지역에 지부를 뒀다. 버지니아주의 달그랜 지부에는 현역군인과 연구원 등 3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규모는 포토맥강 전투실험장을 포함해 1만7000여㎡ 이다.
1918년 미 해군 지상 전투실험장으로 설립된 역사 깊은 곳이다. 수상전 관련 해군의 전투ㆍ전략ㆍ무기체계의 연구개발, 시험이 이뤄진다. 2차 세계대전까지 해군의대포와 탄약류 실험은 주로 포토맥강 전투실험실에서 진행됐다. 화약이 아닌 전자기력으로 발사체를 쏘는 최첨단 무기인 '레일건'도 수상전센터에서 개발됐다. 레일건은 해상에서 멀리 떨어진 적 함정을 파괴할뿐 아니라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기존 함포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발사할 수 있고 화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불발탄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수상전센터는 2014년에는 레이저로 적을 공격하고 탐지하는 레이저 무기체계를 개발했고 이는 페르시아만에 파견된 미 해군 폰스함에 장착돼 완벽한 성능을 과시했다. 달그랜지부내 무인기 활주로에서 무인기 센서ㆍ중량ㆍ무기ㆍ교전체계를 연구 개발하고 시험도 한다. 최근에는 해군 연구소(ONR)와 함께 연안전투함에 탑재되는 함포를 개발했다.
한 장관은 수상전센터에서 미 해군의 첨단 무기체계를 살펴보고 이들의 성능에 관한 보고를 청취했으며 한미 양국의 군사기술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군의 해군,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 등은 이 곳에서 수상전과 같은 형태의 교전방식 뿐 아니라 미래 해상 전투 개념 등을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NSWC 방문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 북한의 해상 전투능력 발전에 대응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한미 해군이 NSWC에서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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