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국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국 조선업은 급격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 2012년 중국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이제는 일본에도 쫓기고 있다.
15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2234만CGT로 2003년 9월 말(2161만CGT)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로 급감했다. 9월 말 현재 중국이 3417만CGT로 1위, 일본은 2111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하며 2위인 우리나라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는 지난 7월 말 215만CGT에서, 8월 말에는 150만CGT에서 이번 달에는 123만CGT로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간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수주한 선박은 단 3척에 그쳤다. 조선 수주량이 점점 쪼그라들면서 국내 조선업체가 보유한 일감은 한 달 새 더 줄어들어 13년 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은 지난 5월 중국 최대 국유 조선사인 중선중공(CSIC) 산하의 6개 조선소를 3개로 통폐합한 데 이어 중대형 조선소 11개를 합병해 중국 내 4위 조선소로 재편했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기술력과 산업 규모 면에서 한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발전하겠다는 게 목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때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던 조선업이 너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빨리 마무리돼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체별 대응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수주 절벽에 빠진 상태에서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하다"며 "수주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산 설비와 인력을 줄이지 않으면 한국 조선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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