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까지 코딩교육"…대학 SW 특기자전형 논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입부담 늘리고 사교육 유발 우려"…철회 주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서초구의 'S코딩영재스쿨'이란 곳에서는 유아를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데 수업료가 월 135만원이나 됩니다. 미국에서 8박9일간 진행되는 '코딩썸머캠프'의 경우 비용이 무려 5500달러고요."

소프트웨어(SW) 실력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SW 특기자전형'이 수험생의 부담과 사교육비를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1일 성명을 내고 "2018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전국 14개 대학에서 본격 도입되는 SW 특기자전형 신설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W 특기자전형이 정부의 대입 간소화 정책에 역행하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대입 부담을 늘려 학교교육 정상화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2018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SW 특기자전형 운영계획을 밝힌 대학은 9곳이며, 이 중 정보 올림피아드 등 경시대회 수상실적 요구를 명시한 대학이 3곳(경북대·국민대·아주대), 외부 스펙 반영이 가능한 활동자료 제출 가능한 대학이 5곳(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KAIST·한양대), 프로그래밍 또는 알고리즘 개발을 요하는 실기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1곳(동국대)이다.

SW 특기자전형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SW 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된 고교는 전국에 121개교에 불과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정보 과목이 일반 선택으로 고1에게 도입되는 시기는 2018학년도이기에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SW 특기자전형 자격요건을 갖출 수 있는 수험생은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SW 특기자전형 대비 상품의 홍보가 시작됐고, 유아 대상 코딩학원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SW 관련전형은 교육의 내실화가 이뤄진 이후 입시에 도입해도 늦지 않으며, 도입하더라도 특기자전형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 "2018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SW 특기자전형 운영계획을 밝힌 대학들의 특기자전형을 즉시 철회하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라"고 요구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도로 2018학년도부터 신설되는 SW 특기자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등을 배제하고 SW 제작 경험, 관련 동아리 활동 등을 평가해 학생을 뽑는 전형이다. 세부 선발 방식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자기소개서와 심층 면접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학년도 선발 인원은 현재 국민대(10명), 서울여대(29명), KAIST(20명 내외), 한양대(13명), 부산대(10명), 동국대(14명), 가천대(15명), 경북대(6명), 고려대(12명), 서강대(16명), 성균관대(60명), 세종대(65명), 아주대(10명), 충남대(24명) 등에서 총 304명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