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구조조정]발등에 불 떨어진 TPA 업계…"감축 난감해"
이미 줄이고 있는데…"추가 100만t 더 줄여라" 난감
효성·롯데케미칼은 대부분 자체소비
처한 상황 다 달라 공동대응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화종합화학·삼남석유화학 등 국내 테레프탈산(TPA) 업계는 가장 시급히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품목으로 지목받은데 대해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미 자체 설비감축에 나선데다 업계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선뜻 구조조정에 나서기가 쉽지 않아서다.
28일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팅 결과를 보면 TPA는 100만t 가량 추가 감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업체의 TPA 연간 총 생산가능량은 634만t으로 수출이 줄면서 400만t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놓은 것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를 통해 "TPA 품목부터 시급히 사업재편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는 설비를 일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업계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서다. 현재 TPA는 한화종합화학이 200만t, 삼남석유화학이 180만t, 태광산업이 100만t, 롯데케미칼이 60만t, 효성이 42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이중에서 롯데케미칼과 효성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생산하는 만큼 소비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은 페트(PET)의 원재료로 TPA가 사용되며, 효성은 폴리에스터의 원재료로 쓰인다. 이들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고 있어 감축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은 지난해 셧다운 혹은 생산량 조정 등 자체 구조조정에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말부터 울산공장 설비 3개 중 40만t 규모의 설비 하나를 꺼, 현재 160만t만 가동하고 있다. 인력 역시 구조조정 없이 잡셰어링 형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게 없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삼남종합화학 역시 지난해 총 생산가능량 180만t 중 60만t을 셧다운 했기 때문에 추가 감축 여력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비중이 높고 수출 비중이 낮아 현재 타이트하게 판매되고 있다"며 "또 내수는 관계사인 휴비스에서, 수출은 주주사인 미쓰비시에서 일부 자체 소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일 TPA 생산시설을 보유한 태광산업 역시 감축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추가 감축을 하라는 것은 아예 생산을 중단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조정해 현재는 90만t을 생산하고 있다. 홍현민 태광산업 사장은 역시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계속 움직여왔다"며 "대체 신규사업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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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를 받지 않는 정상기업들이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설비 감축을 요구하기 쉽지 않고 처한 상황이 달라 원하는 해결방안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이라며 "일부 기업에서 화끈하게 주력산업을 바꾸면 모르겠지만 누가 먼저 발빼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30일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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