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지원 없어 설치비용 부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울 종로구에서 CU를 운영하는 A점주는 최근 신분증 감별기 설치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앳된 얼굴의 미성년자들이 위조 신분증을 이용하거나 '지갑을 놓고 왔다', '성형했다' 등의 거짓말로 술과 담배를 버젓이 구매해가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A점주는 "미성년자에게 모르고 술, 담배를 팔았을 경우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위조신분증의 경우 알아보기도 힘들고 기기를 사는데 드는 비용에 대한 본사 지원도 없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편의점 CU 점주들이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술, 담배를 구입하는 미성년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쟁사인 GS25와 세븐일레븐과 달리 신분증 감별기 구매에 대한 본사측 지원도 없어 점주들이 관련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CU의 경우 본사의 지원이 없어 기기 설치를 꺼려하는 점주들이 상당수다. 매출이 높은 점포의 점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전액 부담해서 설치하고 있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 점주는 "한번은 미성년자로 보이는 학생이 93년생이라고 적힌 위조 신분증을 가지고 술, 담배를 구입하려고 하기에 경찰에 신고했다"며 "갈수록 위조 신분증을 쓰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점주들은 육안으로 위조 신분증을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점포의 C점주는 "위조 신분증을 가려내는 것은 모래알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4월 신분증 감별기 지원 서비스를 본격 시행한 결과 점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기기비용의 10% 이상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현재까지 신분증 감별기를 설치한 점포수는 594여개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