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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세제 원료 ‘기름치’가 4년간 ‘메로구이’로 둔갑한 기막힌 사연

최종수정 2016.09.07 14:02 기사입력 2016.09.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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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로 둔갑한 기름치/사진=연합뉴스

메로로 둔갑한 기름치/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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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일부 음식점에서 왁스와 세제 원료인 심해어 기름치(Oil Fish)를 고급요리에 속하는 메로구이로 속여 판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정모(52)씨를 구속하고 음식점 대표 김모(59)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12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3년 9개월간 8800만원 상당의 기름치 뱃살 등 부산물 22t을 구이용으로 가공해 국내 7개 도·소매업체와 12개 음식점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기름치 살코기 부위를 스테이크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할 목적으로 국내에 반입 후 폐기하게 돼 있는 부산물을 국내 판매용으로 유통시켰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정씨는 거래장부에 약어를 사용하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냉동수산물' 등으로 표기하는 방법을 취했다. 거래대금을 받을 때는 지인 명의의 계좌를 사용했다.
음식점 대표 김씨 등은 불법으로 가공된 기름치 부산물을 고가의 메로로 속여 손님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름치는 kg당 가격이 3000원 정도이지만 메로는 2만원선이다. 하지만 기름치를 구워 양념을 곁들이면 메로와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정씨가 메로가 아닌 기름치를 유통시킨 것을 확인했다.

경찰이 적발한 도·소매 업체와 음식점은 부산,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기, 강원, 인천 등 전국에 걸쳐 위치해 있다.

경찰은 "도·소매 업체가 연루된 것으로 보아 기름치를 메로구이로 둔갑시켜 판매한 음식점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돼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름치는 인체가 소화할 수 없는 기름성분(왁스 에스테르·wax ester)을 함유하고 있어 2012년 6월 1일부터 국내 식용 유통이 금지된 어종이다.

기름치의 지방 함량은 18~21%이고 이 지방 성분의 90%이상이 왁스 에스테르다. 실제로 기름치의 기름성분은 세제와 왁스의 제조 원료로 사용된다.

왁스 에스테르는 인체의 장에 남아 있다가 섭취 후 30분~36시간 안에 일부 민감한 사람에게 복통이나 설사, 어지러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1970년부터 기름치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고 미국 FDA는 캘리포니아에서 8건의 식중독 사례 발생 후 2001년에 수입과 판매 금지를 권고했다.

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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