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내 교통사고 치사율 2.3배↑…재난안전설비 구비는 형편 없다는데…

터널사고/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일반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보다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치사율이 2.3배가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터널 교통사고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최근 5년간 2957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사망자는 150명, 부상자는 6753명이었다.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매년 터널 교통사고로 30명이 사망하고 1350명이 부상당한 셈이다.

최근 5년간 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인 치사율은 터널 사고의 경우 5.07%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 2.25%의 2.3배다.

이처럼 터널 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비상시 필요한 장치들이 갖춰져야 함에도 국내 터널 다수는 재난안전과 관련한 필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국토부 예규)에 따르면 터널 길이와 터널별 화재 위험도에 따른 방재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터널 길이가 500m이상인 경우 피난연결통로를 갖춰야 하고, 위험도가 3등급 이상인 터널은 사고 발생시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비상방송설비 구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안 의원이 받은 국토부의 자료 '터널 재난안전설비 관련 터널별 구비 현황'을 보면 전국 고속도로 터널 236개소 중 86개소, 국도 터널 278개소 중 133개소에 필수 재난안전설비인 피난연결통로가 없다고 기록됐다.

비상방송설비도 전국 고속도로 192개소 중 27개소, 국도 231개소 중 40개소 터널에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비상 주차대(19개소), 자동화재탐지설비(7개소), 긴급전화(7개소), 진입차단설비 (8개소), 라디오 재방송설비 (6개소) 등 수많은 재난안전설비가 구비돼 있지 않다.

안 의원은 "터널 사고는 대피 장소가 제한적이고 뒤에서 오는 차들이 앞의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데도 재난안전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