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전날 한진해운의 5308TEU급 컨테이너선 한진로마호를 싱가포르 항구에 가압류했다. 가압류를 신청한 곳은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체불 중인 선주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측은 "한진로마호 외에 추가로 가압류된 선박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압류가 불가피해보인다.
더 큰 문제는 선박에 대한 압류가 우리나라 수출입 물량에 적잖은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다.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입 운송이 많은 미주노선(아시아→미주)에서는 시장점유율 7.0%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해운업황은 8월말 중국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개최, 9월 국경절 연휴 전 물량 증가와 더불어 3분기부터 전통적인 성수기에 진입한다. 결국 전기전자와 철강 등 우리 수출물량의 해상운송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해운 물동량 가운데 약 40%, LG전자는 20% 초반대를 한진해운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업들은 한진해운이 퇴출될 경우 외국 선사들이 화물운임을 인상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압박을 받을 것도 우려하고 있다. CMA CGM,MOL,하팍로이드 등 해외 해운사들은 이미 지난 7월부터 미주와 구주, 동남아항로 등에서 운임을 인상한 바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미주항로 운임이 27.3%, 유럽항로 운임은 47.2% 상승하고 운임상승으로 국내 화주들이 추가로 부담할 돈은 연간 4407억원으로 추산했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스가 각각 50%씩을 맡고 있어 한진해운과는 무관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