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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차량 쫓다 사고 당한 택시기사에 '의상자' 인정

최종수정 2016.08.28 15:45 기사입력 2016.08.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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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차량 쫓은 택시기사(해당 사진은 사건과 관계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뺑소니 차량 쫓은 택시기사(해당 사진은 사건과 관계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음주 뺑소니 차량을 뒤쫓다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가 '의상자(義傷者)'로 인정됐다.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순욱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상자(직무 외의 행위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을 구하다가 부상한 사람) 불인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2년 2월 12일 오전 4시40분 인천 남구 도로를 지나던 A씨는 뺑소니 사고를 목격했다.

뺑소니 운전자는 음주상태로 바로 옆 승용차 뒷부분을 들이박은 뒤 도주했다. 당시 뺑소니 운전자는 면허취소 기준(0.1%)을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24%의 상태였으며,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승객들은 뇌진탕 등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사고를 목격한 A씨는 곧장 뺑소니 차량을 뒤쫓았고 빠른 속도를 이기지 못해 방향을 잃고 공중전화 부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는 척수손상 등 상해를 입었고 2013년 6월 척추장애 등으로 인한 장애진단까지 받았다.

뺑소니 차주는 결국 자택에서 검거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 받았다.

이후 A씨는 뺑소니 범인을 체포하려다 다쳤다며 의상자 지정 신청을 냈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사상자법) 제3조 1항에 따르면 강도·절도·폭행·납치 등의 범행을 제지하거나 그 범인을 체포하다가 다치면 의상자로 지정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열차, 그 밖의 운송수단 사고로 위해에 처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구하다가 사망·부상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동법 2항 2호에 따르면 구조행위(생명 또는 신체상 위험을 무릅쓰고 급박한 위해에 처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구하기 위한 직접적·적극적 행위)와 관련 없는 자신의 중대한 과실 때문에 부상한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복지부는 A씨가 범인을 검거하려 했을 뿐 피해자의 생명·신체·재산을 구하기 위한 행동을 했다고 보기 어려워 의상자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직무와 아무런 관계없이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뺑소니 사고로 위험에 처한 피해자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범인을 체포하려다 다쳤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범행 직후 뺑소니 차량을 체포하면 차량 번호를 단서로 범인을 검거하는 것보다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하는 데 훨씬 용이하다"며 "피해자가 있는 범행의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사상을 입어도 의사상법이 정하는 구조행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간만에 좋은 판결" "이 정도는 해줘야 의협심이 생기지" 등 판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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