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심각한 모습으로 자본주의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불평등의 심화와 저성장의 기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달성과 양극화의 완화다. 방식은 창업과 중소기업의 활성화, 즉 일자리 창출과 소득의 증대다.
한국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망 또한 밝지 못하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시장을 선점할 원천기술의 부재로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부족, 가계부채 증대, 조기퇴직 확산,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내수부진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의 급속한 하락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1~2050년 기간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2.1%), 유럽(1.4%), 일본(1.3%) 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제로성장으로의 회귀, 빈곤국으로의 회귀 가능성을 의미한다. 한때의 선진국 아르헨티나와 같은 추락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해결책이 있다. 창업의 활성화와 강한 중소기업의 저변 확대다. 자원 활용의 관점에서 중소기업은 최적화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한계생산력, 즉 잠재성장력을 밀어 올릴 수 있는 부문이다. 그래서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중소기업 육성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붇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처럼 중소기업하기 어려운 열악한 금융환경에서 중소기업하기 좋은 금융환경만 조성해 주면 중소기업은 OECD 잠재성장력 전망을 뒤바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자원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금융의 문제는 크게 시장의 불완전성, 정보의 불완전성, 경쟁의 불완전성 문제라 할 수 있다. 금융시장은 기업이 신용, 성장단계, 규모에 맞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다양하고 중층화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정책자금을 포함하면 자금조달의 90% 이상을 은행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금융기관 의존도는 2~3%로서 극히 낮다. 독일은 관계형 금융, 지역금융기관인 스파카세와 조합은행이 중소기업대출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지 않았고 독일경제는 지속성장이 가능했다. 우리나라 같은 은행편중 불균형 금융시장구조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증대시켜 양극화를 완화하며, 잠재성장력을 제고해 지속가능 성장을 선도할 강한 중소기업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양하고 중층화된 금융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할 제도의 개선과 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
정보의 불완전성, 즉 자금의 공급자와 차입자간의 정보의 비대칭성 완화도 해결하여 할 과제이다. 다행히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신용조사전문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의 설립, 중소기업정책자금 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 등을 통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 선진국이 오늘의 신용정보인프라 구축에 100년 이상이 소요됐음을 볼 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금융문제의 해소를 위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금융시장에서 경쟁의 촉진이다. 우리나라 금융의 특징 중 하나는 금융의 업종 내 및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차별화도 없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매일매일 금융기관 간 생사를 건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은행간, 은행과 비은행 간 우량 중소기업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결국 중소기업에게 대한 양질의 서비스로 연결되어 중소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을 위한 전반적 제도개선, 특히 새마을금고, 신협 등 지역금융기관에 대한 영업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창업과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의 확충을 위해서는 메자닌 금융 및 인수합병(M&A)시장의 활성화,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제도의 정상화, 우체국금융의 역할 증대도 요구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실패의 주된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는 불건전한 어음결제관행의 개선과 어음의 소멸을 유도할 수 있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어음대체제도의 개선, 상환청구권 없는 팩토링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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