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다 골프로, 아내는 마장마술 선수 출신 '스포츠가족', 캐디 샌더스는 예전 라이벌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야구선수에서 프로골퍼로, 아내는 마장마술선수 출신."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98번째 PGA챔피언십에서 드디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일궈낸 지미 워커(미국) 이야기다. 올해 37세, 2001년 프로에 데뷔해 2부 투어를 오가며 가시밭길을 걷다가 2014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186전 187기'를 달성한 전형적인 대기만성형이다. 당시 초반 8개 대회에서 단숨에 3승을 쓸어 담아 '얼리버드(early bird)'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어린 시절에는 야구로 주목받았다. 6이닝으로 진행된 리틀야구 오클라호마주 챔피언십에서 14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적이 있다. 뒤늦게 골프에 입문해 대학을 졸업한 뒤 2001년 프로무대에 뛰어 들었다. 아내 에린과의 만남도 골프가 맺어줬다. 2004년 네이션와이드(2부)투어에서 선수와 자원봉사자로 조우했다. 행운의 동반자를 만나 2승을 올려 네이션와이드(2부)투어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결혼하면서 스포츠가족이 완성됐다. 아내는 마장마술 선수, 장인 마크 스타이그마이어는 1975년 프리스타일 스키부문 세계 챔피언이다. 프로 7년 차이던 2007년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며 선수 생활을 접고, 평범한 직업을 얻을까 고민했다. "어려워도 늘 포기하지 않은 당신의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는 아내의 말에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캐디 앤디 샌더스(미국)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휴스턴대에서 아마추어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고, 2000년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워커와 처음으로 만났다. 2001년 프로로 전향한 샌더스는 그러나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 면역계 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병을 얻어 은퇴했고, 2008년부터 워커의 캐디를 맡고 있다. 워커는 "샌더스를 처음 만났던 발터스롤에서 메이저 우승을 일궈냈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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