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샌드위치,한국]시도때도 없는 규제빗장…노이로제 걸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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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지 7개월이 넘어섰지만 수출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중국 정부에서 제시하는 각종 규제, 특히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차별적인 무역기술장벽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무역기술장벽(TBTㆍ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란 한 국가에서 국가 간 서로 상이한 기술규정, 표준, 적합성평가 절차 등을 적용함으로써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상의 장애 요소를 뜻한다. 최근 이 기술장벽이 통관 절차, 원산지 표기, 수입 허가 등 비관세 무역장벽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TBT 통보문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발행되고 규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말 현재 미국이 103건으로 가장 많고, 유럽연합(EU) 93건, 중국 9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TBR는 주로 표준의 형태로 많이 제시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차별적 국가표준이 20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에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규제와 인증제도도 다수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한 수출대기업 관계자는 "관련 법령간에 상충되거나 하위 규정이 복잡한 게 대표적이고 자국산 구매원칙으로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도 제한받는다"면서 "인증이나 기술표준도 제정이나 개정할때 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를 몰라 불이익을 받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중국의 강제인인증인 CCC의 경우 2002년 시행 이후 14년이 지났음에도 인증 요건의 해석이 상이해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보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WTO회원국에 통보도 않고 "텔레비전,냉장고, 에어컨,LED조명 등 35개 품목에 에너지효율 표시 개정안을 6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35개 품목의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25억달러 규모. 사전준비도 못한 채 시행될 경우 대중국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6월까지 새로운 도안을 내놓지 못했고 결국 한중 양국간의 협의조 통해 10월 이후로 시행을 연기했다.


중국은 또한 지난 4월부터 해외 직구에 대해 과세를 시행한 뒤 중국 전자상거래 거래량과 주문량이 급감해 자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자 시행을 내년 5월까지 유예했다. 중국은 한국산 화장품, 분유, 건강기능식품 등 해외소비를 자국내 소비로 유인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전 예고이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시행 하루 전인 4월 7일 발해 관련 기업은 수입ㆍ통관ㆍ검역 등에서 큰 혼선에 빠졌다. 한국 해외직구 화장품의 70% 이상이 수입되는 정저우 보세물류구의 경우 대한국 수입물량(4월 기준)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도 스티커 형태로 화장품 라벨을 부착하는 오버라벨링을 금지하겠다고 공표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오버라벨링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관례임에도 중국은 자체 규제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 업체는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중국 시장만을 위해 별도 포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위원회 양자회의 등을 통해 우려를 제기했고 결국 중국은 지난해 5월 이 규정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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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달부터는 황금시간대(오후 7시30분~10시30분)에 방송하는 외국 판권을 구입한 프로그램을 1년에 2편으로 제한했다. 이번 규정은 시진핑 체제 들어 외국 방송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2015년 4월 1일부로 동영상 사이트에서 방영되는 해외 영화, 드라마를 중국산의 30%로 제한하고 사전심의를 의무화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중국의 우수 전통문화를 담아야 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각 방송사에 하달했다.


이번 조치로 TV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런닝맨',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는 가수다' 등 한국으로부터 판권 수입을 통해 들여온 한류 예능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나, 향후 규제 강화 조치가 이어지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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