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일본 정부가 최저 시급을 사상 최대 폭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저 시급 인상'이 전 세계적인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의 중앙최저임금심의회 소위원회는 올해 최저 시급을 24엔 인상한 822엔(8878원)으로 결정했다. 사상 처음 최저 시급 800엔대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시급 인상폭도 기존 사상 최대 인상폭이었던 지난해 18엔을 뛰어넘어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최저 시급의 인상 폭에 대한 적절성 논란은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현재 연방 기준 시급이 7.25달러인 미국에서는 '시급 15달러 쟁취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각 주 정부와 기업들이 속속 시급 인상 동참을 선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는 최저 시급을 점진적으로 시간당 15달러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 등도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올리기 위해 주의회의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26일 공개된 미국 민주당 정강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도 최저 시급 인상안이었다. 민주당은 최저 시급을 두 배 이상 올리겠다는 내용을 포함,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공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저 시급 인상이 난항을 겪는 데에는 기업들의 부담 증가에 따른 고용 감소와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최저시급 인상안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세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 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 처음으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의 경우 평균 임금 이하를 받는 노동자들의 명목 임금이 크게 오른 반면 취업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최저 시급 인상안 회의론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예시가 되고 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세계 각국의 최저 시급 현황에 따르면 최저 시급이 가장 높은 나라는 15.58달러인 호주로 한국(5.3달러)의 3배에 이른다. 최저 시급이 원화가치로 1만원이 넘는 나라도 룩셈부르크, 벨기에, 독일, 영국, 캐나다 등 10개국에 이른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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