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싱글벙글 연신 밝고 환한 모습이었다.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어김없이 잔치 날과 흡사했다.
특히 주민들은 조은희 구청장 및 변창흠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가 하면 입주민들은 신문봉 입주자 대표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2012년 말 SH공사가 외국인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지은 임대아파트로 178세대의 네이처 1단지.
당시 SH공사는 수영장,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요가, 댄스, 필라테스, 스쿼시 등 1924㎡ 규모의 주민 편의 시설을 만들었으나 3년간 전혀 사용되지 아니한 채 지금까지 방치하다 이날 오픈한 것.
주민들은 운영하려 했지만 전기, 수도료 등 운영비가 관리비에 포함돼 부담되는 것을 우려해 엄두를 못낸 것.
이 정도 규모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5000여 세대 정도가 돼야만 가능하다는 게 입주민 대표의 얘기다.
이러다 보니 단지 외 주민들 이용을 통해 가동을 모색한 결과 7개월여 만에 결실을 얻게 됐다.
이날 오픈 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1월 13일 조은희 구청장이 ‘소통의 장’ 행사에서 주민 대표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듣고 전격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국토부에 ‘단지외 주민이용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공문을 보내도록 지시, ‘단지 내 주민동의를 구하고 영리목적으로 운영하지 말 것을 관리규약으로 정하면 단지외 주민도 공동이용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 서울시로부터도 국토부 근거에 의거해 해당 자치단체장이 알아서 하라는 유권해석을 받아 이날 문을 열게 됐다.
조 구청장에게 전한 감사패는 주민입장에서 적극 해결하려는 조 구청장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다.
신문봉 입주자 대표회장은 “인근 단지 주민들 공동으로 이용하고 영리 목적을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 이후 초등 3,4학년생들은 의무적으로 12시간 수영교육을 받게 돼 있어 당장 9월부터 인근 우면초 학생들이 수영장을 찾을 것이며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하게 돼 너무 기쁜 마음”이라며 그간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건전하게 운영함은 물론 모든 수익금은 청소년 여름방학 무료 수영교실 운영 등 주민 건강증진에 모두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변창흠 사장도 “미로를 헤쳐 나온 것 같다.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니 주민들을 위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며 즉석에서 오늘 행사장소를 북카페 등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답해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날 헬스장을 찾아 자전거 타기를 하던 주민 김명진(69) 할머니는 “평소 공원에서 걷는 운동을 하는가 하면 어쩌다 인근 헬스장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집 가까이 생겨 아무 때나 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5단지 거주 최경식(46)씨는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는지 몰랐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료는 단지내 주민들은 50%, 일반 주민은 실비만 받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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