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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굴욕①]폭스바겐, 옥시, 이케아… 한국 소비자는 '호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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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폭스바겐, 옥시,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국제적 '호갱'(호구고객·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로 적극적인 리콜이나 배상에 나서지 않으면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이유가 가장 크다.

폭스바겐 매장

폭스바겐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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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태도도 문제다. 디젤게이트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코리아는 45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전달인 10월 판매고가 1000대 밑으로 떨어지자 1800만원 할인 등 대대적인 할인 공세로 수요층을 끌어들인 결과다. 이 기간 미국과 일본에서도 폭스바겐은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내놨지만 판매고는 각각 24.7%, 31.8% 감소했다.
특히 올초 환경부가 요청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계획서는 지난달까지 3차례나 반려됐다. 리콜계획서가 계속 퇴짜를 맞으면서 리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등 사태 해결이 미뤄지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측이 "한국과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의설정이란 배출가스 인증 때와 달리 평소 운전 상황에서 특정 부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도록 조작한 행위를 말한다. 이번 소음ㆍ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과 관련해서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측은 "공문을 수령하는 대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고 이번 사안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가구 기업 이케아의 '말름 서랍장'은 국내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이 모델은 앞으로 넘어지면서 미국 어린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품이다. 이케아는 미국에서 2900만개, 캐나다에서 660만개의 서랍장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한 데 이어,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 자체를 중단했다.

하지만 10만개의 서랍장이 팔려나간 우리나라에서는 뒤늦게 원하는 고객에 한해 환불해 주기로 했을 뿐, 계속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욱이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소비자에게 제대로 통보하지도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케아코리아에 판매 중지나 리콜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도 이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가습기 살균제 423만개를 판매해 51억원의 매출을 올린 옥시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수 개월간 조사에도 꿈적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새 배상안을 내놨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다양한 피해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고 진정성도 부족하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영유아와 어린이 피해자에 대한 예상 수입을 2억원대로 제한하고 임신 중 산모가 태아와 함께 사망한 경우 등 다양한 피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불만으로 털어놨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경우 법적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켜도 소비자에게 상당한 손해배상을 해줄 필요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미국과 같은 징벌적 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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