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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갑툭튀’, 그 놀라운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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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찍어냈을까?”
“왜 이 책을 다시 찍어냈을까?”
그렇지만 그래서 싫지는 않다. 이 귀한 책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새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우리에게도 클래식이 있는 것이다. 감사할 따름.

산새알 물새알

산새알 물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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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알 물새알=“어질고 성실한 우리 겨레의/찬란한 아침과 편안함 밤의/자유와 평화의 복지 낙원을/이루려는 높은 뜻을 펴게 하소서/아아아, 대한 대한 우리 대통령/길이길이 빛나리라 길이길이 빛나리라//가난과 시련의 멍에를 벗고/풍성한 결실과 힘찬 건설의/민주와 부강의 푸른 터전을/이루려는 그 정성을 축복하소서/아아아, 대한 대한 우리 대통령/길이길이 빛나리라 길이길이 빛나리라.”
박목월은 ‘대통령 찬가’의 가사를 썼다. 청록파 시인, ‘나그네’의 시인이 이렇게 조잡한 충성가요의 노랫말을 썼다는 사실이 믿기기 않는다. 미당이 그렇듯, 청록파 시인과 대통령 찬가의 작사자는 전혀 다른 인격이다.

‘산새알 물새알’은 박목월이 쓴 동시를 모은 책이다.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시를 많이 남긴 시인의 재능은 동시라는 장르에서도 어디 가지 않는다. 1916년에 태어난 박목월은 10대 때 ‘통딱딱 통짝짝’과 ‘제비맞이’ 같은 작품을 잡지에 게재할 만큼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한국대표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어린 시절 한번쯤은 불러보았을 동요를 그가 작사했다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두 귀가 얼룩귀 귀가 닮았네.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박목월 지음/푸른책들/1만1500원>
◆맹자=사자성어나 중국 고대사의 한 장면을 제시한 다음에 교훈을 찾아 설명하는 방식으로 쓴 칼럼을 요즘도 신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수천 년 전의 일을 들먹여 교훈을 주겠다고 나서니 코웃음 칠지 모르지만 읽어 보면 새겨야 할 대목이 없지 않다. 사실 성경도 2000년 전의 스토리지만 세계의 절반을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칼럼을 잘 읽지 않는 데 있다. 내용이 어려운 면도 있고, 그 형식에 식상해서일 수도 있다.

‘맹자’도 하고많은 고전 중에 하나이다. ‘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출판사에서 붙인 부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고문진보’을 아무리 현대 버전으로 쉽게 써도 독자의 손이 선뜻 가서 닿지는 않는다. 결국 이러한 책들은 정해진 소수의 독자들이 소화하게 마련이다. 집에 ‘맹자’라는 책이 수없이 많아도 고전 독자는 또 새 책을 살 것이다. 베토벤 애호가가 여러 버전으로 음반을 모으듯이.

‘공자왈 맹자왈’이라고 하지 ‘맹자왈 공자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유학에 있어 맹자는 ‘서브남주’인데 그렇다고 해서 생략해서는 정교한 유교의 신념체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맹자의 탁월함은 인간 존재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한다. 그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민둥산이 본디 울창했듯이, 인간의 본성은 원래 착하다고 보았다. 타락한 정치 지도자들의 수탈과 폭정이 인간 사회를 혼란하고 무질서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맹자의 주장은 성선설(性善說)로 요약이 된다.

맹자는 인의의 도덕정신에 기초한 양심 회복과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주장했다. 그의 사상은 당대에 실현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맹자’ 담겨 지금까지 전해진다. 인간의 착한 본성, ‘양심’을 회복하여 의의 길을 걸어가며 자신이 확보한 덕성을 타인에게 교육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라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에도 마음을 흔드는 면이 있다. “기르던 닭과 개가 도망가면 찾을 줄 알면서 자기 마음을 내버려 두고도 찾을 줄 모른다.” - ‘고자(告子)’에 나오는 대목이다. <신창호 지음/생각정거장/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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