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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기상도 '흐림'…"건설·정유는 낙관적, 조선은 비관적"

최종수정 2016.07.11 07:01 기사입력 2016.07.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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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산업기상도
EU 정세불안, 中 보호주의, 글로벌 분업 약화 등 무역리스크 커져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건설, 정유·유화 ‘구름조금’, IT·가전,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 ‘흐림’, 조선업종에는 ‘비’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1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올해 하반기 세계 경기 불확실성으로 한국 산업기상도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 비롯된 유럽연합 정세불안,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신 보호주의 색채 강화, 한 제품을 세계가 쪼개서 생산하는 '글로벌 분업' 약화가 그 이유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세계경제둔화 원인으로 '불지 않는 무역풍(trade winds)'을 꼽은 바 있다.
실제로 건설은 저금리 및 공공건설 수주효과 등을 기대하고, 정유·유화는 아시아 수출의 상승탄력을 기대하고 있어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다만 이들 업종도 대외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IT·가전은 EU의 정세불안, 철강은 미국-중국간 통상전쟁 여파, 기계와 섬유는 중국의 수요둔화, 자동차는 중남미와 중동 수요부진 등으로 흐림을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분업고리의 약화로 조선은 ‘국지성 호우’를 예상했다.

글로벌 리스크에도 가장 맑은 지역은 ‘건설’로 조사됐다. 건설 부문은 ‘종심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종합심사낙찰제는 300억 이상 공공건설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방식으로 올해 시작됐다. 그러나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상반기 7조9000억원의 공사가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었다. 저금리로 인한 신규분양, 수익형 부동산 수요증가도 낙관적이다. 다만 구조조정 여파로 지방내수 위축과 함께 브렉시트로 인한 해외수주불안은 하반기 부정적 요인이다.

정유·유화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저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80%)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석유제품 수요가 꾸준하다는 이유다. 실제 2분기도 아시아지역 휘발유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59%, 항공유는 15.4% 증가했다. 유화업계의 전통 수출품목 ‘에틸렌’도 해외경쟁사의 신규투자 축소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이 업종은 중국경기둔화를 고려해야한다.

IT·가전은 EU 정세불안으로 구름낀 하반기를 전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성장률도 작년에 비해 절반(7%)으로 떨어졌다. 특히 브렉시트의 진원지 유럽시장으로 수출이 20%에 달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도 작년에 비해 절반(7%)으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수요감소에 ‘반도체 굴기’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대형 LCD의 꾸준한 수요증가로 디스플레이 매출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보호주의 파고가 일고 있는 철강도 하반기는 ‘구름’이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과세를 매기면서 우리나라에도 50%의 관세를 매기는 ‘통상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업계는 걱정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 원자재수입도 부담이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중국내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이 다소 진정될 수도 있다는 분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리스크에 취약한 기계업종 역시 ‘구름’이다.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저유가로 인한 중동수요도 부진한 상태다. 브렉시트로 5월 유럽연합 수출증가율 13.7%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다. 다만 베트남 경기활성화 정책과 이란 경제제재 해제라는 호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섬유·의류 업종은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로 ‘구름’을 전망했다. 중국의 섬유수요가 늘지 못하는데다 국내 섬유소비마저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하반기도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의류 역시 ‘아웃도어 붐’ 이후 시장을 이끌어 갈만한 새 트렌드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의류생산기지인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늘 것이란 예상이다.

중남미, 중동으로의 수출감소가 예상되는 자동차 산업도 ‘구름’이다. 그동안 자동차 판매증가세를 유지해왔던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의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은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가 희망을 거는 건 ‘브렉시트로 인한 엔고현상’이다. 경합도 높은 일본 차에 대해 가격경쟁력 향상 기대감 때문이다.

조선업종에는 국지성 호우도 예상된다. 글로벌 분업고리(한국, 일본, 대만 등이 제조한 부품을 중국, 베트남 등이 조립, 생산해 수출)가 약화돼 물동량이 줄어 선박수주도 같이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 세계선박 발주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하는 등 수요감소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반기 한국의 수주량은 88% 감소했다.

여기에 선박발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존의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의 해양플랜트 투자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가치사슬로 물동량 증가 덕을 봤던 한국 조선업도 냉정한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하반기는 브렉시트와 신중상주의 외에도 불확실성이 큰 기간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과 구조개혁, 규제개선 등을 통해 우리경제의 혁신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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