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이슈人]풍랑 속 신동빈號…언제 정상궤도 찾을까

최종수정 2016.06.27 14:03 기사입력 2016.06.27 11:30

댓글쓰기

검찰 압박수사에도 日 머물며 거래처 관계 강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출국…대응책 마련 포석·조사에 대한 자신감 등 추측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배가 풍랑에 휩싸였는데, 선장이 잡은 키를 노리는 방해는 끝이 없다. 벗어난 항로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요원하다. 선원들은 불안하지만, 선장은 의외로 여유로운 얼굴이다.

'원롯데'의 깃발을 단 신동빈호(號)는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시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전방위 압박수사로 그룹의 경영시계가 완전히 멈춰버린 상황에서도 그는 여전히 일본에 머물고 있다. 26일 오후 김포공항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지만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달 2~3일이 귀국날짜로 유력하다.
신 회장이 귀국을 늦추는 표면적 이유는 현지 거래처와의 관계 강화다. 다음주 주말까지 그는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결과와 국내 검찰조사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다.

내부적으로는 일본 현지 임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결정권)를 쥔 종업원지주회 구성원의 이탈을 막고, 한국에서 전해진 비자금 조성 등 비리혐의를 해명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주장대로라면 현지 일부 직원들은 최근 신 회장이 비리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세 번의 주총 과정에서 압승하며 지지를 확인한 신 회장이지만, 검찰조사라는 돌발변수가 당초 예상보다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내부 단속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 조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귀국 전까지는 물리적인 소환조사를 피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호텔롯데 상장이나 불발된 국내외 인수ㆍ합병(M&A) 등 사업계획의 전개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위 가신그룹으로 불리는 그룹 내 2, 3인자들이 소환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경영 현안에 대한 장고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반면 귀국을 늦추는 것 자체가 검찰조사에 대한 자신감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검찰은 수천억원 규모의 부당거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압수수색 후 3주가 지났지만 이렇다 할 결과발표는 없는 상태다. 노출된 혐의점 자체가 신 회장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라면 굳이 서둘러 귀국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다.

그러나 비리 혐의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핵심 간부들의 줄소환으로 임직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1주일 이상 일본에 머무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과거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신 회장의 발언대로라면, 최우선 과제는 검찰조사에 응해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부친이자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셔틀경영'을 답습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최대한의 득(得)을 취했던 이른바 양다리 경영으로 선대회장이 회사를 키운만큼 어느쪽도 정리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회사가 새로운 도약의 기점에 선 시점에 일본에서는 무한주총, 한국에서는 검찰조사라는 위기를 동시에 맞게 됐다. 신 회장은 이제 '신격호의 아들'이 아닌 '원롯데'의 리더임을 떠올려야 한다. 한국과 일본, 두 곳 가운데 어느쪽에 축을 세우고 회사를 키워나갈 지 우선순위를 정할 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