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후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경제민주화' 퍼즐을 본격적으로 맞출 태세다.
김 대표는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상법개정,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세제개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올 9월 정기국회에서는 김종인표 '경제민주화'를 두고 여야간의 불꽃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김 대표가 당시 마련한 상법개정안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재계의 큰 반대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좌초됐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인데다, 3당인 국민의당 역시 '공정성장론'을 강조하며 경제민주화에 시동을 걸고있는 만큼 지난 대선과는 다른 국면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즉 반칙과 횡포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이날 제기한 세제개편 역시 큰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더민주는 현행 22%인 법인세율을 25%로 인상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는 등 세제개편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국민의당도 법인세 인상에 원칙적인 동의를 표하고 있는데다, 세제개편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반대하는 정부ㆍ여당과의 일전도 예상된다.
김 대표가 제한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987년 이후 2000년대 들어오면서 수차례 개헌론이 수면위로 부상한 바 있지만, 개헌특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었다. 특히 개헌론은 '87년 체제' 종료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대선을 1년6개월 가량 앞두고 정계개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휘발성 높은 소재이기도 하다.
한편 정계입문 35년만에 처음으로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게 된 김 대표는 전날 본회의장을 찾아 예행연습을 하는 등 이번 연설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번 대표연설은 오는 8월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이날 김 대표의 연설과정에서는 야당의원들을 중심으로 간간히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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