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적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나 임대수요를 찾기 쉬운 주택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단지 등 기존에도 투자수요가 몰리던 분야에 집중돼 가격을 끌어올릴 경우 실거주 수요자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던 가운데 월세전환을 부추겨 서민주거난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최근 개포지구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경우 일반분양 과정에서 인기를 끌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면 강북권에서는 도심 오피스텔이나 용산 등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매매거래가 한산해졌다. 대출규제로 기존 주택거래에서는 상환부담이 높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2년 전처럼 활발해지기는 힘들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성동구 K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금리인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까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대출규제 영향이 워낙 커 당장 거래가 활발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내 집값 추이를 보면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값은 1년 전보다 4.6% 정도 올랐다. 각 자치구별로 보면 종로(1.9%), 중구(3.4%), 용산구(2.3%), 서대문구(3.3%), 마포구(3.3%) 등 강북은 일부를 제외하곤 평균치를 하회했다.
용산구 S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 재개발이나 공원개발 이슈가 불거지면서 강남권에서 투자수요가 많은 넘어온 편"이라며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빌라 같은 물건이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문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종로구 한 중개업소는 "세입자 찾기 쉬운 역세권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전환을 가속화해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마포구에 사는 한 아파트입주민은 "전세만료 시점이 다가오는데 주변지역까지 시세가 1억3000만~1억5000만원 정도 올라 고심중"이라며 "집주인은 보증금이 오른 만큼 월세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는데 마땅한 대안이 없어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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