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방식 놓고 주민 의견 분분..SH공사 "결정된거 없다" 한발 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내 첫 번째 재정비리츠(REITs) 방식 재개발이 조합 설립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민 상당수가 이주하고 일부 철거까지 진행돼 주거환경이 열악함에도 마땅히 손 쓸 도리가 없었는데, 올해 초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재정비리츠 시범사업구역으로 선정하면서 사업재개 여부에 관심이 몰렸다. 시범구역 선정 후 4개월 이상이 지난 가운데 당초 합의했던 재정비리츠 방식을 그대로 이어갈지를 두고 주민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SH공사나 조합 측에서는 "(사업방식 등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한발 빼는 모습이다.
서울시와 동대문구 등에 따르면 구청은 제기4구역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의 조합설립 신청을 최근 인가했다. 지난 3월 말 주민총회 후 구청에서 동의서 등 관련서류 검토가 한달 이상 이어진 탓에 주민 사이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돌았다. 동의서 징구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민원을 넣는 등 잡음이 있었지만 구청 측은 조합설립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정비리츠는 조합과 SH공사가 공동시행자가 되고 리츠를 설립해 일반분양분을 리츠가 사업 착공 전에 일괄적으로 매입해 일정 기간(8년 이상) 임대로 운영한 후 매각하는 방식이다. 견본주택 등 일반분양 시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미분양 리스크를 줄여 정비사업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일정량의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한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제기4구역처럼 이해관계가 얽히코설켜 사업추진이 더딘 곳에서는 공공재원을 투입해 동력을 불어넣고 투명한 운영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시나 SH공사 안팎에서 기대가 컸다.
당초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로 합의가 됐었지만 정작 조합이 설립된 지금에 와서는 SH공사나 조합 모두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업방식을 두고 여전히 주민간 의견이 맞서는데다 과거 결성된 조합의 채무승계 여부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사업추진일정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재정비리츠를 택할지 여부는 조합에 달려있다"며 "아직은 조합 측 의사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조합의 이홍자 조합장 역시 "주민의견수렴 등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하기에 현재로서는 (SH공사와) 공동시행으로 갈지 혹은 단독으로 추진할지, 사업방식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성급히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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