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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제국 꿈꾸는 구글…'카드보드'는 트로이목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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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2014년 카드보드 출시하며 설계도 공개
VR 대중화 앞당기며 비밀리 '데이드림' 준비
I/O2016서 개발자 세션 통해 수익화 모델 제시
"데이드림에 인앱 결제 지원"
스마트폰 제조사 협조가 성공 관건


구글 VR 플랫폼 데이드림

구글 VR 플랫폼 데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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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구글은 2014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2014에서 카드보드를 처음 선보였다. 골판지를 조립해서 만드는 카드보드는 스마트폰의 카드보드용 앱을 가상현실(VR) 콘텐츠로 볼 수 있는 초저가의 VR 헤드셋이었다.

더욱이 구글은 카드보드의 설계도를 오픈해 누구든지 카드보드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2만원 안팎이면 중국산 카드보드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카드보드는 조잡하긴 했어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VR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누구든지 부담없이 VR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해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시작으로 올해 오큘러스의 리프트, HTC의 바이브 등이 출시되면서 VR 시장이 본격 도래하기 시작했다. 누구도 구글을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다. 구글은 VR의 대중화를 앞당겨 준 '고마운 존재'일 뿐이었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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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이 본색을 드러냈다. 구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구글 I/O 2016'에서 VR 플랫폼인 데이드림을 공개했다. 본격적으로 VR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카드보드 설계도를 공개한 것은 소위 '밑밥'을 깐 것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더버지는 "카드보드는 트로이의 목마였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카드보드를 통해 VR 시장 대중화를 앞당기며 속으로는 데이드림을 몰래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VR도 안드로이드처럼…"2~3년 안에 데이드림 수억명 사용할 것"

구글의 VR 전략은 다른 VR 제조사들과는 다르다. 구글은 운영체제(OS)를 통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한 것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을 통해 VR 제국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카드보드가 어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데이드림은 구글의 인증을 받은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데이드림용 스마트폰은 올해 가을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HTC 등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은 VR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I/O 이틀째인 19일 데이드림용 개발자 사이트(https://developers.google.com/vr/)도 재빨리 개설했다. 데이드림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콘텐츠다. 되도록 많은 개발자들이 데이드림용 VR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자들에게 VR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신념을 주어야 한다.

구글의 가상현실(VR) 플랫폼인 데이드림 로고

구글의 가상현실(VR) 플랫폼인 데이드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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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2016에서 구글은 '데이드림 앱의 수익화 섹션'을 열었다. 이 세션에서 브라힘 얼보우치키(Brahim Elbouchikhi) 구글 수석 매니저는 "우리의 목표는 VR 시장을 안드로이드 규모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2~3년 안에 수억명이 VR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VR은 니치마켓이지만 향후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돈을 벌 수 있으니 데이드림용 콘텐츠를 개발해 달라는 뜻이다.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VR의 맛보기였던 카드보드와 달리 데이드림은 보다 심층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카드보드는 짧고 재미있고 간단한 VR 경험을 제공하지만 데이드림은 길이도 어느정도 길고 몰입감이 있으며 사용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사용자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하루에 30분 정도 VR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데이드림은 또한 인앱(In-App) 결제를 지원, 개발자들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데이드림의 걸림돌들…오큘러스 품은 삼성의 선택은?

이미 안드로이드 왕국을 건설한 구글이 VR 시장도 어렵지 않게 평정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데이드림 플랫폼을 탑재할 수는 없다. 카드보드와 다르게 데이드림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하드웨어 부품들이 들어가야 한다. 또 머리나 화면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도 탑재해야 한다. 일부 고사양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만 데이드림을 지원할 가능성이 많다.

데이드림은 스마트폰을 헤드셋에 끼워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무게나 크기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얼마나 데이드림을 협조적으로 나올지도 변수다. 스마트폰 초기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주저없이 안드로이드와 손을 잡았으나 지금은 데이드림 외에에 선택지가 많다.

구글 데이드림 VR 기기 레퍼런스 디자인

구글 데이드림 VR 기기 레퍼런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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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선택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데이드림의 경쟁 제품인 '기어VR'을 출시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기어VR은 오큘러스와 협업해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구글이 본격적으로 VR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아 문제가 안됐지만 이제부터 구글은 오큘러스와 VR 시장을 놓고 격돌을 벌어야 한다.

구글은 또한 이번 I/O2016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탑재한 메신저 '알로'를 선보이며 페이스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의 대주주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삼성전자 갤럭시S7 발표회장에서 등장할 만큼 삼성전자와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데이드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헤드셋의 보급도 중요하다. 구글은 데이드림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레퍼런스 디자인도 함께 공개했다.

구글은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를 발표한 것과 달리 정작 어느 제조사가 헤드셋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구글이 직접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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