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임태환)은 지난해 '스타틴 사용과 당뇨병 위험도에 대한 비교효과 연구'를 수행한 결과, 과거 심혈관계 병력이 없는 고지혈증 환자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스타틴계 약물의 복용기간과 용량에 비례해 높아졌다고 19일 밝혔다.
그 결과, 6개월 이내 스타틴 계열 약물을 2회 이상 처방받은 그룹은 한번도 스타틴을 처방받지 않은 비(非)스타틴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1.88배 높았다.
또 복용기간이 길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았다. 1년 미만과 1~2년, 2년 초과 군으로 구분할 경우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비스타틴군에 비해 각각 1.25배, 2.22배, 2.62배 높았다.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화이자)나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아스트라제네카) 바이토린(심바스타틴, 에제티미브·MSD) 등 의약품 성분명에 '스타틴'이 포함된 '스타틴 계열' 약물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치료제다.
고지혈증은 그 자체로 문제라기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크게 높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스타틴을 복용, 해당 질환의 발생 위험성을 낮추는 치료가 보편화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당뇨 부작용 정도를 산출한 첫번째 국내 연구 결과로, 한국형 스타틴 처방 지침을 마련할 때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고민정 NECA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의료현실을 반영한 건강보험 빅데이터로 스타틴의 득실을 분석한 연구"라며 "한국형 스타틴 사용지침을 마련하는 데에 이 연구가 유용한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심혈관질환 저위험군을 연구대상으로 분석한 만큼 스타틴 사용이 필수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등에는 확대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연구책임자 박덕우 교수는 “일차예방 목적으로 스타틴 사용 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가 3분의 1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당뇨병 발생에 대한 우려로 스타틴 권고 대상자에게 스타틴 사용을 무조건 중단하거나 주저하면 치료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임상적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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