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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⑤]"문학한류 물꼬…한강이 텄다"

최종수정 2016.05.17 11:14 기사입력 2016.05.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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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 반응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채식주의자'가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문학계의 축하와 환호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쾌거가 침체된 국내 문단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리라는 예상과 한국문학이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맨부커상은 맨 부커 재단이 1969년 제정한 영연방 최고 권위의 문학관련 상이다.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작품을 후보작으로 추려 평론가와 소설가, 학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채식주의자'가 수상한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 창설되어 영어로 출간된 비 영연방 작가의 작품에 2년마다 수여하다 올해부터 매년 수상작을 선정하고 번역가에게도 상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한강은 이 상의 아시아 최초이자 최연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초대 수상자는 알바니아의 이스마일 카다레(80)였고, 역대 수상자로는 노벨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2009년)와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2011년) 등이 있다. 최종 수상자는 상금과 함께 국제적인 명성을 보증 받는다.
이번 수상과 관련, 국내 문학계에선 우리 문학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려나가는 도약대를 마련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성곤 원장은 "대단한 쾌거다. 제2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하지 않느냐. 한국문학이 도약할 수 있는 커다란 발판, 도약대가 될 것"이라며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한강이 뜨고 나서 해외 출판사에서 찾아와 다른 작가가 누가 있느냐고 물어본다"고 했다.

한강의 작품을 영국에 소개해 수상을 이끈 이구용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상을) 탈 거라고 믿었다. 정말 기쁘다"며 "외국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면서 내건 목표 중 하나가 같이 일하는 작가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지닌 문학상을 받는 것이었다. 이를 이루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길을 터준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독자들이 한국 작품을 읽고 출판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소설가 겸 대학교수인 원종국씨는 "이번 쾌거로 한국문학이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질 것으로 본다. 한국문학 작품 중에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은데 다소 과소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을 해왔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무산되고 작년엔 국내 문학계에 안 좋은 일들도 있어 의기소침해진 상황에서 이룬 쾌거라 더욱 반갑다"며 "특히 수상작은 영미문학전공자가 우리문학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한 외국인 번역가가 영미권 풍토와 정서를 잘 알고 문체와 글맛을 잘 살려 전달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수상이 지난해 표절과 문단 권력 논쟁, 판매량 감소 등으로 어려운 국내 문학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리라는 기대도 있다.'채식주의자'를 펴낸 출판사 창비 관계자는 "출판계의 경사다. 다른 작가들에게도 국제 진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침체된 국내 문학계와 출판시장에도 다시 터전을 단단히 다져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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