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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은 맨 부커 재단이 1969년 제정한 영연방 최고 권위의 문학관련 상이다.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작품을 후보작으로 추려 평론가와 소설가, 학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채식주의자'가 수상한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 창설되어 영어로 출간된 비 영연방 작가의 작품에 2년마다 수여하다 올해부터 매년 수상작을 선정하고 번역가에게도 상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한강은 이 상의 아시아 최초이자 최연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초대 수상자는 알바니아의 이스마일 카다레(80)였고, 역대 수상자로는 노벨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2009년)와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2011년) 등이 있다. 최종 수상자는 상금과 함께 국제적인 명성을 보증 받는다.
한강의 작품을 영국에 소개해 수상을 이끈 이구용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상을) 탈 거라고 믿었다. 정말 기쁘다"며 "외국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면서 내건 목표 중 하나가 같이 일하는 작가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지닌 문학상을 받는 것이었다. 이를 이루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길을 터준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독자들이 한국 작품을 읽고 출판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소설가 겸 대학교수인 원종국씨는 "이번 쾌거로 한국문학이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질 것으로 본다. 한국문학 작품 중에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은데 다소 과소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을 해왔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무산되고 작년엔 국내 문학계에 안 좋은 일들도 있어 의기소침해진 상황에서 이룬 쾌거라 더욱 반갑다"며 "특히 수상작은 영미문학전공자가 우리문학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한 외국인 번역가가 영미권 풍토와 정서를 잘 알고 문체와 글맛을 잘 살려 전달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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