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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등 돌리는 본토 중국인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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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佛, 日로 여행 늘어 홍콩 대형몰 전전긍긍...2003년 사스사태 이후 최악 경영난

홍콩의 대형 쇼핑몰들이 중국 본토인 관광객 급감으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그 결과 매장 임대료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퍼시픽플레이스 쇼핑몰(사진=블룸버그뉴스).

홍콩의 대형 쇼핑몰들이 중국 본토인 관광객 급감으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그 결과 매장 임대료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퍼시픽플레이스 쇼핑몰(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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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홍콩의 대형 쇼핑몰들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으로 혼란스러웠던 2003년 이래 최악의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본토 중국인 관광객들이 홍콩에 등 돌리는데다 흔들리는 본토 경제와 더불어 홍콩 경제도 휘청거리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쇼핑몰에 무료 요가교실을 열고 샴페인 바, 아이스크림 매장까지 끌어들일 정도다.
쇼핑몰 퍼시픽플레이스(太古廣場)의 샤오완이(邵婉儀)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퍼시픽플레이스에 입점한 고급 매장들이 수개월 전부터 매출 부진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고객들의 소비양태가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는 홍콩 전역의 럭셔리 쇼핑몰들이 겪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지난 10년 동안 홍콩 고급 쇼핑몰의 임대료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루이뷔통 핸드백, 디오르 장신구를 바리바리 싸든 본토인들 덕이었다.

그러나 요즘 본토인 관광객들은 홍콩 대신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일본 도쿄(東京)로 향한다. 더욱이 오프라인 쇼핑몰은 온라인 소매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오프라인 쇼핑몰 임대료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금융 서비스 업체 UBS그룹의 리이와(李伊娃)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홍콩 쇼핑몰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해야 공실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상당수 매장의 입점 계약은 홍콩 경기가 좋을 때 체결된 것이다. 이제 소매 경기가 시들해지자 입점 매장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리 애널리스트는 "홍콩 요지의 임대료가 2년 뒤 25%나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이 감소하니 임대료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8월만 해도 홍콩의 타임스스퀘어(時代廣場)몰은 쇼핑객들로 북적댔다. 그러나 요즘은 본토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한데다 흔들리는 본토 경제와 더불어 홍콩의 경제도 휘청거리면서 이런 광경을 좀체 목격할 수 없다(사진=블룸버그뉴스).

지난해 8월만 해도 홍콩의 타임스스퀘어(時代廣場)몰은 쇼핑객들로 북적댔다. 그러나 요즘은 본토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한데다 흔들리는 본토 경제와 더불어 홍콩의 경제도 휘청거리면서 이런 광경을 좀체 목격할 수 없다(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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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홍콩을 방문한 본토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8% 줄었다. 지난해 이들의 소비 규모는 8.3% 감소했다. 이전 10년 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홍콩 방문 여행객이 전년 대비 2.5% 줄며 2003년 사스 사태 이후 첫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감소폭은 더 커지고 있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워프홀딩스(九龍倉集團)가 소유한 주룽(九龍) 소재 하버시티(海港城)몰은 2014년 ㎡당 매출이 세계 최고였다. 같은 해 하버시티는 홍콩 내 전체 소매매출의 7.1%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12% 줄었다. 리 애널리스트는 "5년 뒤 하버시티의 임대가 무려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런던 소재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홍콩의 대다수 쇼핑몰을 먹여 살린 이가 본토인들이다. 이들은 홍콩에서 금 등 고급 장신구, 명품, 화장품을 싹쓸이해 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쇼핑몰이 현지 고객들에게 눈 돌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홍콩랜드홀딩스(香港置地) 소유인 센트럴(中環) 소재 랜드마크(置地廣場)몰의 고급 캐시미어 스웨터 프링글오브스코틀랜드 매장은 태국 전통 음식점인 막막에 자리를 내줬다.

홍콩 최대 쇼핑가 코즈웨이베이의 하이산플레이스(希愼廣場)몰에 입점한 캐나다 밴쿠버 소재 명품 요가복 제조업체 룰루레몬 매장은 일요일 오전마다 무료 요가 교실을 연다.

워프홀딩스는 하버시티에 대만의 청핀(誠品)서점을 유치했다. 워프홀딩스가 이렇게 유치한 신개념 매장은 40개를 웃돈다.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워프홀딩스의 타임스스퀘어(時代廣場)몰은 한 층 전체를 아동용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퍼시픽플레이스에서는 의류업체 코치 매장 자리에 차(茶) 매장 티WG살롱앤드부티크가 들어섰다. 퍼시픽플레이스에서는 샴페인 바, 젤라토 매장도 흔히 볼 수 있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스와이어프로퍼티스(太古地産)는 2년 뒤 식음료 매장을 50% 더 확충할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부동산 서비스 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아시아 지역 담당자인 세바스찬 스키프 이사는 "럭셔리 쇼핑몰에 일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설 경우 임대료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홍콩의 쇼핑몰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공실을 막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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