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박삼구 회장의 배임 여부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최근 마쳤다. 이는 소송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9일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과 관련한 업무상 배임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 증명을 아시아나항공에 발송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오는 13일 최종 답변을 받아 보고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금호터미널 지분 100%(2700억원)를 금호기업에 매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주사인 금호기업에 금호터미널을 흡수시키면서 그 밑에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을 소유하고 있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지분 46.51%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을 헐값에 매각했고, 이에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특수목적회사(SPC)와 우량한 자산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합병하는 방식(차입인수, LBO)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호터미널 매각을 계기로 박삼구-박찬구 형제 갈등은 다시 점화됐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고,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극단으로 치달았다. 박찬구 회장은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 매입과 관련 2014년 8월 형 박삼구 회장을 배임죄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민ㆍ형사 다툼이 계속돼 왔다.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는 지난해 말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계열분리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은 형제간 갈등의 잠복된 뇌관이었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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