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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리안느 수녀 "I'm just your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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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를 소망한다"

▲마리안느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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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82). 마리안느 수녀는 1934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 1962년 우리나라 소록도를 찾았다. 5년 동안 봉사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43년이 훌쩍 지나 버렸단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며 홀연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올해 100주년을 맞아 소록도를 다시 찾았다. 인터뷰하기를 매우 싫어하는 마리안느 수녀가 어렵게 기자들과 만났다.
-다시 소록도를 찾았는데.
▲다시 돌아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 소록도가 많이 변했다. 환자들을 위해 좋은 곳이 되기를 기원한다. 건물을 새로 짓고 하는 것 등 좋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어떤 철학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수의 복음으로 살고 싶었다. 그 지향점이 나를 이끈 하나의 동기였고 전부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과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센병)치료가 끝나고 가족 곁으로 돌아가기 원하는 사람이 가족들의 품에 안길 때 가장 기뻤다. 반면 병은 나았는데 집에 가지 못했던 분이 있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편견이 많아 가족들이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냥 곁에 있었던 친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좋은 친구로 기억되기를 원한다.
-40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 원동력은.
▲예수의 복음에 따라 기도하면서 지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도와줬다.

-환자들에게는 의사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하다. 수녀에게 환자들은 어떤 의미인가. 5년 동안만 있을 생각이었다고 들었는데 43년이나 있었다.
▲하루 하루를 살다보니 40년이 훌쩍 넘었더라. 여기 있는 환자들은 나에게 있어 별명도 붙여주고 이름도 많이 외웠다. 아들처럼, 친구처럼. 늘 언제나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주 친한 친구로서 나에게 의미가 있다.

-2005년 떠났을 때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떠났는데.
▲내가 많이 아팠다. 떠나는 것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고 안타까웠다. 그날 눈물 많이 흘렸다. 기도로써 늘 함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앙 안에서 살도록 그 힘으로 살면 좋겠다.

-인터뷰를 거부하기로 유명한데.
▲특별한 게 없는데 인터뷰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정말 특별하지 않는 곳에 내가 살고 있다. 알릴 필요가 없다. 지극히 사소한 일인데, 이상하게 기사가 나가면 특별하게 보이고 너무 지나치게 평가되더라. 그것이 너무 부담이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천식 때문에 조금 아프다. 일 많이 못한다. 일주일에 세 번 20㎞ 떨어진 곳에 가서 미사 드리면서 보낸다. 소록도에 와서는 천식이 사라졌다. 난 소록도 체질인가 보다(웃음).
▲얼굴에 환한 웃음이 묻어나는 마리안느 수녀.

▲얼굴에 환한 웃음이 묻어나는 마리안느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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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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