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치권과의 협치(協治) 의지도 일부 피력했다.
총선 5일만에 나온 박 대통령의 첫 논평은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권위적 국정스타일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대체적인 여론의 기대에는 현저히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민의(民意)를 언급하긴 했지만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지 않고 '경제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정치권과의 '협력'도 말했지만,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 계획 등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밝히지 않아 '협치 의지'가 강조되지도 않았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 교체 등 인적쇄신 의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총선 후 급락하고 있는 박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총선 패배 영향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8일 공개한 주간여론조사(14~15일 실시)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월 1주차에 비해 8.1%포인트 하락한 31.5%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통적 지지층인 대구ㆍ경북(-7.5%포인트), 60대 이상(-12.2%포인트), 보수층(-9.8%포인트)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율 역시 지난 조사에 비해 7.3%포인트 떨어진 27.7%로 나타났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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