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은행들의 순이익이 거의 늘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대형 국유은행의 순이익이 거의 늘지 않았다.
이날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는데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0.5%, 1.3%에 그쳤다. 공상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상장 후 최악이었다. 하루 전날 실적을 발표한 교통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1%였다. 31일에는 농업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탓에 시중 은행들의 예대마진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또 중국 은행들은 본격적인 경쟁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인민은행은 2013년 7월 상업 은행의 대출금리를 자유화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예금금리 규제도 풀어줬다.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일정 부분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점유율을 차지해야 하는 경쟁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2.54%까지 떨어졌다. 전년대비 0.46%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정책적 이유 외에 중국 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이 둔화된 직접적인 이유는 부실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대출이 늘면서 증가한 대손충당금이 은행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현재 1.25%인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올해 말 1.67%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출 시장의 부실 정도는 수치로 드러난 부실대출 비율보다 훨씬 나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요주의 대출(special-mention loans)'을 포함할 경우 부실대출 비율은 5.46%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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