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기관 통폐합 '폭풍전야'…25개→13개로 감축

경기도청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산하 25개 공공기관을 13개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용역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기관 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통폐합이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27일 '경기도 산하기관 경영합리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엘리오앤캠퍼니가 최근 경기도에 제출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경기과학기술진흥원ㆍ경기도문화의전당ㆍ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ㆍ경기도청소년수련원ㆍ경기영어마을ㆍ경기농림진흥재단 등 6개 기관은 폐지 대상에 올랐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산·학·연 지원 기능이 경기테크노파크와 중복되고 기초 과학기술 정책연구 기능은 경기연구원으로 이관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농식품 유통과 친환경급식 등 주요 기능이 경기도 농정해양국과 중복되거나 민간위탁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민간기관과 경쟁하는 경기도청소년수련원과 경기영어마을은 공공성이 희석됐다는 이유로 폐지 대상에 들어갔다.

수원시와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수원시로 이관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 10개 기관은 통합 대상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경기중기센터ㆍ경기콘텐츠진흥원ㆍ경기테크노파크 등 3개 기관의 경우 창업ㆍ판촉ㆍ통상지원 등 기능이 유사해 '경기경제산업진흥원'을 신설한 뒤 통합할 것을 제안했다.

경기도시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를 합해 '경기공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의 물류부지조성ㆍ임대가 경기도시공사 기능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경기문화재단이 한국도자재단을 흡수해 문화예술진흥과 예술인지원 기능을 총괄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ㆍ경기복지재단ㆍ경기연구원에 분산된 정책연구 기능은 경기연구원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 등 4개 기관은 기능조정 방안이 마련됐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소속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경기신용보증재단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전통시장ㆍ소상공인 지원업무를 넘겨받는 식이다.

경기도의료원 소속 병원은 의료여건이 열악한 지역으로 확장ㆍ이전하고 경기관광공사는 관광산업 진흥이라는 설립취지에 맞게 '재단'으로 설립형태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연구서는 제안했다.

중복기능이 없지만 향후 경영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기능 고도화 4개 기관으로 킨텍스ㆍ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ㆍ경기도장애인체육회ㆍ경기도체육회 등이 분류됐다.

도는 용역보고서를 여야연정 실행위원회 산하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추진협의회'에 제출하고, 협의회는 최종 통폐합방안을 마련해 오는 5월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한다. 도는 도의회의 조례 제ㆍ개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9월 실질적인 통폐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맞물린 기관들이 많은데다,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반발 등으로 통폐합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해 12월14일 엘리오앤캠퍼니에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 용역은 오는 8월13일까지 계속된다.

엘리오앤캠퍼니는 용역에 따라 지난해 12월17일 25개 공공기관 대상 사업설명회에 이어 올해 1월7일까지 기관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1월27일까지 도청 및 도의회 주요 인사 인터뷰를 끝냈으며, 이날 25개 기관 통폐합 용역 초안을 내놨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