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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구조조정…등급만 매기고 이행상황은 함구

최종수정 2016.03.25 11:01 기사입력 2016.03.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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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당국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를 두 차례나 실시해 모두 229개의 대·중소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전년에 비해 44%나 늘어난 것이다.

심화된 경제 위기 상황에 따라 강력한 대처를 했다는 것인데 정작 이들 기업이 실제 구조조정을 실행에 옮겼는지는 알 수 없다. 금융당국이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깜깜이’ 구조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여론이 불거지자 최근 “워크아웃과 회생 절차 등을 통해 차질없이 구조조정이 추진 중”이라며 "지난해 C등급을 받은 97개사 중 50개사가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47개사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사실상 퇴출 대상인 D등급 132개사에 대한 현황 역시 마찬가지다.

25일 금융위 관계자는 “후속 상황을 발표한 적이 없었는데 최근에 구조조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워낙 많아서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는) 예시로 C등급 일부 기업의 상황을 공개한 것”이라며 “나머지 47개사들은 채무를 갚은 곳도 있고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으로 가지 않고 버티는 곳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공포된 개정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C·D 등급 판정을 받은 기업이 그로부터 2개월 내에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으면 채권단이 채권을 회수하거나 만기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전까지는 기업의 워크아웃을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이 관계자는 “등급을 매겼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47개 C등급 기업들이 모두 구조조정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은 너무 부정적인 시각”이라며 “세세하게 상황을 밝히면 개별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진행 과정의 불투명성에 대한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그 결과로 새로운 기촉법에서는 주채권은행이 기업 개선계획의 진행상황을 연 1회 이상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C나 D등급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면 발표하겠지만 기업들이 버티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금융당국이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비공개하는 것 같다”면서 “개별 기업들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어렵겠지만 현황 정도는 알려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은 수많은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부실의 책임자를 문책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며 정보의 투명한 공개는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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